【팩트TV】 경찰이 박근혜 대통령 얼굴 그림에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적힌 ‘민중총궐기 대회’ 홍보포스터를 문제 삼으며 “박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서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황모 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좀 전에 제가 운영하는 공방에 경찰 6명이 와서 누가 신고를 했다며 이 게시물들이 명예훼손이라며 제 공방에 붙여 둔 게시물을 떼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왜 떼느냐고 경찰에 묻자, 경찰은 “증거물로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겨우 이 일에 경찰 5~6명이 공방으로 쳐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황씨는 “(경찰에)무엇이 명예훼손이냐고 물었더니 ‘독재자의 딸이라고 적혀있어서 명예훼손’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독재자의 딸은 맞는 것 아니냐 했더니 (경찰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가 뭐냐’고 되물어서 제가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포스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에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또다른 포스터에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2년 4월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독재자의 딸’(a Dictator’s Daughter)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선거를 ‘독재자의 딸’(Dictator’s daughter)과 ‘탈북자의 아들’(문재인·North Korean refugees’ son)의 대결로 묘사했다. 영국 BBC도 박근혜 후보를 ‘군사독재자(military ruler) 박정희의 딸'로 표현했다.

 

미국 <TIME>지도 표지를 ‘THE STRONGMAN’S DAUGHTER’, 미국 국내판에는 ‘The Dictator’s Daughter’로 제목을 달았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그 와중에 깨알 같은 개그.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라는 걸 의심하는 대한민국 경찰”이라고 힐난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는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낸 타임지는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 않으시나요?“라고 비판했다.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 제27조 제4항 ‘무죄추정의 원칙’도 모르냐”면서 “독재자의 딸이 아니라는 근거를, 유죄라고 주장하는 너님들께서 대셔야죠”라고 일갈했다. 그는 “아무리 헌법이 무시당하는 세상이라지만, 아실만한 분들께서 왜 그러시나”면서 “그러면서 무슨 법치주의를 한다고..”라고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박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증거를 대라’ 이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면서 “1.박정희가 독재자가 아닌 왕/신/혁명영웅 중 하나라는 의미 2.박근혜의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부정 3.박근혜는 딸이 아님”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