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민안전처 담당자가 2일 메르스 대란과 관련, "신종플루 같은 경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300만명 정도 감염됐을 때 중대본을 가동했다. 지금은 중대본을 가동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엄청난 파문을 부르고 있다.
국민안전처 담당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대본’을 가동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지금은 범국가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르스 감염자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 발발로 많은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난단계를 현행 '주의'에서 '심각'으로 두 단계 상향 조정한 뒤 중대본을 꾸릴 단계가 아직 아니라는 주장인 셈이다.
국가 재난단계는 관심(Blue), 주의(Yellow), 경계(Orange), 심각(Red)으로 구분된다. 중대본이 구성되면 안전처 장관이 본부장을 맡고 전염병 관련 예방, 대응, 업무조정 등 통합 관리를 하게 된다. 또 전국 16개 시·도와 230개 시·군·구에서도 단체장을 본부장으로 한 별도 대책본부가 가동돼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 감염자가 300만명을 넘어서자 재난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높이고 중대본을 꾸렸었다.
그런데 신종플루와 메르스는 치사율 자체가 천양지차다.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0.07%로 매우 낮지만, 메르스는 40% 전후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신종플루가 창궐했던 2010년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300만명 이상이 신종플루에 감염됐으나 260명만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그러나 국민안전처 담당자 말대로 300만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뒤에나 중대본을 발족시킨다면, 120만명이 죽고 나서야 중대본을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트위터에서 “이젠 국민 120만명을 죽이려하는 거냐” “30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냐” “이 나라는 120만명이 죽어도 국가재난 아니었어?” “304명 죽은 결과로 만든 안전처가 국민 3백만명 죽어야 움직이려는구나” 등 질타가 쏟아냈다.
또한 정부는 메르스 발병 2주후에야 겨우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늑장을 부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인터넷 괴담 차단’ 지시에나 집착하는 등 안이하고 한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찰도 지난달 30일 꺼내들었던 ‘형사처벌’ 카드도 조롱을 사고 있다. 경찰은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나 괴담을 퍼뜨릴 시 보건당국의 의견을 들은 다음 업무방해나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결국 조롱 대상만 되고 있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가 방역 초기 ‘낙타와 접촉 금지’를 메르스 예방법으로 홍보한 것도 조롱을 받고 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에 있는 낙타를 한국에서 접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사건 후 박 대통령 지시로 유사 재난의 재발을 막겠다면서,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기존의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을 통합해 지난해 11월 국가재난 컨트롤타워로 출범시킨 조직이다. 그러나 안전처 담당자의 현 상황인식을 볼 때, 전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국민안전처가 왜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와중에 국민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300만 명이 감염돼야 비상사태라는 정신 나간 소리를 내놓기도 했다는 것"이라며 "그 관계자, 반드시 색출해내서 엄벌에 처하기 바란다."라고 말해, 해당 직원의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지금 정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능으로 똘똘 뭉친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김 대변인은 "조선시대 왕들이 가뭄만 들어도 내탓이오 했던 걸 조금이라도 배우기 바란다. 시도 때도 없이 여왕인양 굴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어째서 지도자가 아닌 척 하고 계시나"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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