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며 상향식 공천 방식을 내걸었으나,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오랫동안 지역구는 물론 비례대표도 직역별 공모를 통해 경선에 따라 선출하는 상향식 공천을 주장해왔으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를 모두 일축하고 있다.
이한구 위원장이 지역구 공천 관련해선 전략공천 성격이 짙은 '우선·단수추천지역'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김 대표가 호언장담해오던 ‘상향식 공천’ 원칙은 사실상 붕괴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일, 설날을 앞두고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먹방’을 찍다가 한 시민에게 ‘나가’라는 호통을 들은 김무성 대표(사진출처-노컷뉴스 영상 캡쳐)
이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상향식 공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8일 서울 당사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비례대표 선정 절차를) 다 밟아서 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서류심사만 하기도 벅차서 우리가 원하던 방식으로는 못 한다."며 김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사실상 공관위에서 결정한 후보를 꽂아넣는 ‘하향식 공천’을 강행하겠다는 셈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지역구는 물론)비례대표까지 100% 상향식 공천을 확립했다"며 "이는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또 그는 같은 달 26일에도 “내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100% 상향식 공천을 완성했다"고 계속 자화자찬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 단 한곳도 안 된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1차로 발표한 단수추천과 우선추천에 대한 공천안을 의결, 총선 지역구 단수추천 후보 9명(원유철, 김무성, 김정훈, 이주영, 조경태, 김태흠 등)과 여성·우선추천지역 4곳, 1차 경선후보 압축 결과 등을 추인했다. 결국 친박 의원 다수가 단수추천을 받음에 따라 ‘전략공천’ 논란을 일으킨 공천심사 결과를 김 대표가 받아들인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픈프라이머리 전도사’를 자처하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무산되자, 이를 원형에 가깝게 실현시키기 위한 '안심번호'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이런 반발에 후퇴해 '당원 3 대 일반국민 7 여론조사'라는 변형된 상향식 공천제도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이같은 경선 여론조사 비율에 대해서도 "당헌을 보면 정치적 소수자, 정치 신인을 우대하게 돼 있는데, 3 대 7은 우대하는 제도가 아니다. 나는 절대로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김 대표가 만든 룰을 변경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무성 대표가 이같이 호언장담해놓고 후퇴하는 행보를 계속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김무성의 30시간 법칙'(30시간 안에 항복선언)이 있다고 할 정도로 그를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