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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농성’ 214일째, “‘위안부’ 피해자 모독하며 화해·치유재단?”
“화해와 치유는 가해자가 할말 아니다” “왜 우리가 ‘매국적’ 위안부 합의 폐기하라 하겠나”
등록날짜 [ 2016년07월31일 05시23분 ]
 
【팩트TV】 지난해 12월 28일 ‘위안부’ 피해자들의 동의도 없이 박근혜 정권이 밀어붙인 한일 ‘위안부’ 합의는 7개월동안 거센 질타를 받아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합의 후속 조치로 ‘화해·치유 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했지만, 가해자인 일본이 공식사죄도 하지 않았거늘 무슨 화해나 치유를 갖다 붙이고 있느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정대협 등 피해자 단체들은 재단 설립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한 재단에는 역시나 ‘위안부’ 합의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해오던 ‘위안부’ 연구자와 활동가들은 철저하게 배제됐고, 일본통 인사들이나 ‘위안부’ 활동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만 우르르 배치됐다. 특히 이사장을 맡은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일본이 출현할 10억엔에 대해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 본다”고 말했다가 파문을 키웠다.
 
사진-고승은
 
재단이 출범한 28일 오전, 재단 설립을 반대하는 대학생 20여명은 재단 출범식이 열리는 기자회견장을 점거해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해자를 외면하는 한일 합의 폐기하라”, “피해자 동의없는 재단 강행 중단하라”, “전쟁 여성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25년동안 할머니들은 싸워오셨다, 그깟 10억엔 필요없다. 12.28 합의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목놓아 외쳤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대학생들의 사지를 잡아 한명씩 연행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태현 이사장은 당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겨우 5개의 질문만 받고 자리를 떴다. 이에 기자들은 “뭐가 켕겨서 질문을 더 안받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이메일로 질문하라”며 회견장을 나와 승강기로 이동하며 소통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관계자들 호위를 받으며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때 한 남성이 김 이사장 얼굴에 기습적으로 호신용 캡사이신을 분사했고, 김 이사장은 구급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캡사이신을 뿌린 남성은 현장에서 연행됐다.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어떠한 소통도 없이 졸속으로 강행한 것은 물론,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어떻게 출연할지, 또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계획도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다. 또 재단 설립부터 운영 전반에 정부가 관여하면서도 ‘민간재단’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국회 감시를 피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역시 지난해 박근혜 정권이 강행한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을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외엔 단 한명도 공개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밀실에서 강행하는 것과 판박이다.
 
 
“할머니들 모독하는 박근혜 정권, 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
 
이같은 박근혜 정권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30일 오후 6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열렸다. 지난해 졸속 ‘합의’가 강행된 지 이틀 뒤인 12월 30일부터 소녀상지킴이 대학생들은 지금까지 214일째 소녀상 옆에서 ‘합의 철회’를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릴레이로 이어가고 있다. 한겨울부터 한여름인 지금까지 7개월 넘도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생은 발언을 통해 김태현 이사장이 10억엔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치유금으로 쓰일 거라 한 데 대해 “할머니들이 돈 받으려고 상처가 곪을 때까지 수십 년 동안 계셨겠나. 할머니들은 일본의 공식사죄,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저술 그것만 바라고 지금까지 사셨다. 그러나 오히려 상처주는 말들을 계속하고 있다”고 성토하며 “왜 우리가 ‘매국적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라’고 하겠나. 정부가 할머니들을 팔아넘기고 돈 받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경찰에 대해선 “왜 우리를 탄압하고 감시하는지 모르겠다. 재단이 설립되면서 농성장에 앞으로 많은 위협이 가해질 것”이라며 소녀상 이전 없을 거라는 뉴스도 나오지만 과연 그런 말을 지키겠나.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준 합의가 우리에겐 더욱 악화된 미래를 안겨줄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목소릴 높였다.
 
나아가 “진정한 사죄없이, 역사청산 없이 미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고승은
 
또다른 대학생도 발언을 통해 위안부 재단과 관련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인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부책임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며 국회 등의 감시를 받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음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재단 설립을 강행하고 할머니들 돈을 줄테니 나오라며 (할머니들을)돈으로 움직이려는 모욕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어느 나라 정부인지 헷갈린다”고 성토했다.
 
그는 “일본은 10억엔을 내면서 한국정부에 공을 넘겨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할 거란 말도 들린다”면서 “피해자 동의없는 재단설립은? 소녀상 철거는 누가 동의했나?”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난 25년간 수요집회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7가지 사항만을 요구했음을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범죄 인정 ▲진상규명 ▲국회 결의사죄 ▲법적배상 ▲역사교과서 기록 ▲위령탑과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
 
그는 이같은 사항을 언급한 뒤, “일본 정부가 단 하나라도 이행할 수 있도록 하지도 않고, 기만하면서 재단설립을 하고 소녀상 철거하려고 하지 말라. 화해와 치유재단은 가해자가 할 말이 아니다. 사죄와 용서의 재단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라며 “민족의 자존심마저 팔아치우려는 박근혜 정권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누군가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함부로 하지 못한다”
 
이날 자리를 찾은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도 발언을 통해 “꽃다운 청소년들이 겪었던 세월호, 가장 연장자인 ‘위안부' 어르신들의 사건은 한국사회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복직된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들의 8년간 투쟁을 거론했다. 그는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들은 길바닥에서 8년동안 단 하루도 농성을 거르지 않았다. 백번쯤 천막치고 철거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길바닥에서 8년동안 싸울 힘 있으면 다른 데서 일을 하지. 왜 싸우느냐 이런 얘기 많이 한다. 그래서 마지막 세 사람이 남았지만 ‘누군가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저들이 함부로 못한다’는 의지가 세상을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반드시 바뀐다. 공무원노조가 설립되려하자 3천명이 징계당했다. 전세계에 그런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막강한 권력이 결국 (노조 설립을) 막지는 못했다”면서 “이 싸움(위안부 합의 폐기)은 역사를 바꾸는 싸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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