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5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안철수 혁신안을 그대로, 아니 안철수가 주장한 것보다 더 철저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중에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대표적으로, 부패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이면 즉시 당원권이 정지되고 공천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의당 당원인 진 교수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안철수 혁신안 당헌당규 반영하라", 박지원 등 비주류 당황> 제목의 <뷰스앤뉴스>기사를 링크한 뒤 “웃픈 코미디”라고 힐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사진출처-EBS 방송영상 캡쳐)
진 교수는 “안철수는 혁신위원장 제안을 거부했다. (김상곤 혁신위의)혁신안이 만들어질 동안은 침묵하다가, 당 차원의 공적 혁신안이 만들어지자 사제 혁신안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한 뒤 “그런데 그걸 문재인이 수용했다. 못 받을 것도 없다. 사소한 몇 가지 빼면 대동소이하다”며 안 전 대표의 제안과 김상곤 혁신위의 제안이 별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의 목표는 대표, 혁신은 명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의 혁신안은 당 차원의 혁신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 혁신안에 트집잡으려 대강 만든 것이라서. 탈당도 명분 찾기가 힘들 것이다. '내 혁신안을 수용해서 탈당한다?' 웃기잖아요.”라며 안 전 대표가 탈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하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옛날 자기 당 사람들의 손에 탄핵까지 당했었다.”라며 “지금 새정연에서 벌어지는 일도 결국 그 사건의 재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안철수 멘토’로 불리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대표를 원색 비난하며 “내년 총선은 틀렸고, 다음 대선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제1야당을 일단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까놓고 제1야당 파괴가 목적이라고 외치고 다니니…”라고 힐난했다.
“새정치연합, 누가 대표가 되도 ‘민주적 리더십’ 시스템이 없는 한…”
그는 한편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을 ‘민주적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진통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형식은 갖추었으나 아직 실질을 못 갖춘 상태. 김영삼이나 김대중은 민주주의를 표방했으나, 당운영은 지역맹주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가까웠다.“면서 라이벌이었던 두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한 뒤, ”이들이 떠난 자리에 대안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을 확립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보 시절 당내에서 흔들어대는 바람에 두 번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분 역시 다른 의미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었다.“면서 ”그 토대는 솔직한 어법과 승부사 기질로 연예인의 그것에 가까운 대중적 인기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누가 대표가 되든, 민주적 리더십과 민주적 팔로워십의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당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총선이나 대선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이니까요. 이른바 ‘혁신’은 그 동안 수없이 했어요.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며 당분간은 과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리더십? 아버지 후광을 빈 ‘봉건적 리더십’”
그는 새누리당에 대해선 "박근혜의 리더십은 아버지의 후광을 빈 울트라 카리스마적 리더십이다. 그가 '진실한 사람' 운운하는 것은 추종자들에게 결국 종교적 헌신과 맹목적 복종을 요구한다는 얘기“라며 부친의 후광을 빌린 ‘봉건적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것도 그가 마지막이라고 본다.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은 카리스마가 사라져도 워낙 이권에 눈이 밝아 자기들 사이에 이권조정은 잘 해낼 거라 본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일요일인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며, 문재인 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하는 대신,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 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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