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통과시킨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오늘 상정됐지만 아직 피해자 가족을 비롯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배석자 신분으로 참석한 박 시장은 사전에 세월호 시행령과 관련한 발언권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세월호 참사는 초동대처 실패·뒤늦은 구조작업 등 총체적 재난대응의 난맥상을 보여준 참사"라며 "시행령은 피해 가족과 국민들의 우려가 불식되는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진상조사가 파견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 '특별조사위원회 소위원회가 지휘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세월호법 시행령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지난달 2일 정부의 '세월호 특위 무력화' 시행령안 폐기를 요구하는 세월호 가족들이 삭발을 마치고 빗속에서 실종자 아이들의 이름을 외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사진-신혁 기자)
박 시장은 또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특조위와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점 또한 우려한다“면서 "정부는 기왕에 시행령을 제정하는 데 있어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전향적으로 반영하는 게 특별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며 참사의 쓰라린 경험을 치유하는 데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시행령이 오늘 상정된 만큼 (국회에서) 빨리 의결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추가 발언에서 "그러면 제가 나서서 '조정'해 보겠으니 일주일의 말미를 달라"고 말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정부가 세월호 특별법시행령 통과를 강행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엔 유가족 수십여명이 삭발까지 하며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가 담긴 정부 시행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시행령에 따르면 파견공무원인 행정지원실장이 특별조사위원회의 모든 업무에 관여하도록 되어 있고, 참사의 원인 규명을 하는 조사 1과와 참사의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사회 건설 종합대책 수립 등을 하는 안전사회과에도 장을 역시 파견공무원이 맡는다. 조사대상이 되어야할 공무원들이 특조위의 요직을 맡는 셈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1년 넘게 그토록 요구하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정부가 나서서 원천 차단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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