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1억원을 줬다고 주장하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11일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홍 지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8명 중 한 명이다. 갑자기 홍 지사가 트위터 계정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증거인멸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성 회장은 지난 9일 사망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대표경선이 한창이던 2011년 6월쯤에, 홍 지사 측 캠프에서 일했던 유력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1억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면서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강희용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홍 지사가 오늘 갑자기 트위터 계정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왕성한 SNS 소통을 자랑하던 분이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계정을 삭제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1일 삭제된 홍준표 경남지사의 트위터 계정(사진출처-연합뉴스TV 영상 캡쳐)
강 부대변인은 이어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 취재가 이어지자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실이라면 명백한 증거인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 중 가장 먼저 홍 지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억대 불법경선자금 수수 의혹을 시인한 측근의 진술도 있고, SNS 계정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까지 있다.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홍 지사의 측근은 지난 1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사실상 금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홍 지사의 금품 수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홍 지사는 현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성 전 회장에 대해 "한 번 만난 것 외엔 친분이 없다“고 했고, 11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글을 올리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고인의 일방적인 주장 하나로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삭제에 대해, 홍 지사는 "페이스북은 그나마 점잖은 공간이기에 의견을 계속 올릴 것"이라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지켜보면 되는데 혐의를 받는 사람이 언론에 나가서 언론재판으로 공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를 하지 않은 지가 2년이 넘었다, 트위터 공간이 비난과 증오의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더는 트위터에 글을 쓰지 않은 지 2년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페이스북과 그동안 연동이 됐던 모양인데 이마저도 끊으라고 지시했고 트위터 계정도 없애라고 했다."고 자신이 오랜 기간 동안 트위터에 글을 쓰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성완종 사건으로 트위터에 (자신 관련)욕설만 올라온다고 해서 없애라고 했다."면서 "야당에서는 이를 증거인멸이라고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는 모양이지만 수사할 때 필요하면 복원하면 되는 것을 증거인멸 운운하는 것을 보니 이성을 잃었나보다."라며 야당을 비난했다.
한편 홍 지사의 트위터 계정 폭파에 대해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홍 지사가)평소 거침없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뭐가 구린지 뭔가 꼬리를 내릴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신의 트위터를 폭파하고 사라졌다.”며 “홍준표 지사, 트위터에 빨리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보고 싶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정영훈 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1억 원이 뇌물이면 공소시효가 10년, 부정한 정치자금이면 공소시효가 7년이다, 여전히 처벌이 가능하다"며 홍 지사를 정조준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시지역위원회협의회는 13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홍 지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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