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3.14희망행동'이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밀양 송전탑 주민들 등은 14일 오후 쌍용차 해고근로자인 이창근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이 고공시위중인 평택 쌍용차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 앞에 모여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굴뚝에 직접 전달하고 쌍용차 공장 철조망에 자동차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열쇠를 걸었다.
지난 11일 김정욱 쌍용차 사무국장이 노사 교섭을 위해 89일 만에 굴뚝에서 내려오면서 현재 굴뚝에는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혼자 남았다. 이 같은 상황에 쌍용차 희생자 26명의 명예 회복과 해고자들의 복직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모여 '3.14희망행동'을 준비한 것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3.14 희망행동이 경기 평택시 쌍용차공장 앞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사진-우상길)
1천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선 수많은 발언이 이어졌다.
박성호 한진중공업노조 지부장은 “저 (70m 높이의)굴뚝에 올라가 있는 이창근 기획실장과 며칠 전 내려온 김정욱 사무국장은 바로 쌍차 노동자들의 등불”이라며 “이들은 개인의 몸이 아니다.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지부장은 “(과거 희망버스를) 함께 탑승했던 사람들의 재판이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렸을 당시, 그 자리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시인을 암흑기가 아니면 감옥에 넣지 않는다. 정리해고의 책임을 송경동 시인에 물을 것이 아니라 정리해고를 만든 정치인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면서 “세상을 다시 바꾸는 투쟁을 하는 것이 우리의 마땅한 실천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김진숙(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309일 최장기 고공농성)을 땅을 밟게 했듯이 이창근 실장도 무사하게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제주강정마을의 고권일 집행위원장도 연대발언을 통해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니 하나하나 소중한 것들을 빼앗겼다.”며 “이제 되찾는 싸움을 하고 있는데, 그 어디가 종착역이겠나. 사회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패배의 시점”이라고 주장한 뒤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우리 삶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밀양할머니 “이창근의 열정,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때…”
밀양송전탑대책위 김영자 총무는 이창근 기획실장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김 총무는 “밀양할머니들이 한국전력과 맞서 사울 때 전국각지에서 우리들(밀양할머니들)을 지지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연대해주셔서 젊은 노동자들을 기억하게 됐고, 순례길에 올랐을 때 내머릿속에 쌍용차라는 말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밀양송전탑대책위 김영자 총무가 고공농성중인 이창근 기획실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김 총무는 이어 “힘든 곳에서 늘 함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당신(이창근)의 정당한 요구에 함께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잘못된 것은 우리들에서 끝내고 살맛나는 세상을 물려줘야지 않겠느냐고, 우리의 꿈을 이룰 때까지 힘을 모아 싸우자”며 “이창근의 열정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때 우리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이 실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는 당신(이창근)의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약속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무능한 정권, 탐욕의 자본을 멈춰 서게 하기 위해,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힌 뒤 “느리게 다가오는 봄이 만연하는 4월, 그 땐 총파업 함께 할수록 있도록 하겠다. 우리 함께 이 세상 거뜬히 뒤집어엎으며 나아갑시다. 꼭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기완 “이창근 대신 박근혜 1초만 굴뚝에 올라가 봐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불법이라고 조작한 것은 이명박과 쌍용차, 그리고 용역깡패들”이라며 “이들이 합작해서 죽인 학살이다. 쌍용차는 학살의 현장”이라고 주장하며 “쌍용차 공장에서 한 대가 나오면 차 한대한대 피와 눈물이 묻어있고 노동자의 한숨이 서려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소장은 이어 “이창근을 굴뚝에서 내려오게 하고, 박근혜가 저기 가서 1초만 올라오게 해야한다.”며 “혼자만 올라가지 말고 마힌드라 회장과, 지금 현 쌍용차 사장까지 올라가봐라. (굴뚝에)올라가면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이 솟아날 거다.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쌍용차는 학살의 현장’이라며 강하게 일갈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인 홍기탁 씨도 발언을 통해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들도)공장을 가동하라, 고용을 책임져라, 노조승계하라고 외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자본과 싸우고 있고, 공장 철거를 막아낼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스타케미칼의 차광호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공장내 45m 굴뚝 위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현재 292일째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오는 22일이면 (굴뚝농성)300일차”라고 밝힌 뒤 “21일 18시부터 1박 2일동안 정문을 사수하며 철거업자를 막아내, 공장사수토록 하겠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도 “우리도 (비정규직 해고문제가)쌍용자동차랑 많이 닮아있다.”며 지난 2006년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 ‘해고가 부당하다’며 낸 소송의 1,2심 판결(해고 부당)을 지난 2월 대법원이 뒤집고 파기환송한 사실을 전했다.
김 지부장은 “현재 철도공사가 노동자들을 조각조각내서 외주화하고 있다.”며 “철도민영화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하물며 정부가 철도공사가 악덕기업을 자처하고 있다.”고 밝힌 뒤 “KTX가 제 2의 세월호가 되지 말라는 법 없다.”며 “대법원 판결에도 멈출 수가 없다.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유성기업, 하이닉스 노동자들의 발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윤엄마 “저희가 바라는 것, 유가족 되고 싶은 거밖에…”
한편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 양의 어머니와, 조은화 양의 어머니도 발언대에 올랐다. ‘다윤엄마’ 박은미 씨는 “26명의 가족을 잃은 그 아픔, 저희도 잘 안다.”며 “아직도 제 딸이 수학여행 가서 333일동안 그 차가운 바다에 있다. 아직도 실종자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조속한 세월호 인양을 호소했다.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양의 어머니가 “저희가 바라는 것은 유가족 되고 싶은 거밖에 없다”며 세월호 인양을 거듭 호소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이어 박 씨는 “저희가 바라는 것 다른 것 없다. 제 딸과 실종자 찾는 거, 유가족이 되고 싶은 것밖에 없다. 여러분이 제발 꼭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울먹이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이날 기획된 '만남의 길'에는 40여개의 부스가 50m가량 늘어섰다. 여기엔 길거리 공연 무대를 비롯해 여러 음식을 파는 부스와 사진 전시 부스, 다양한 물품을 파는 벼룩시장 부스 등이 마련됐다.
이창근 “많은 분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투쟁 멈추지 않겠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우리의 투쟁은 해고자 복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해고로부터 안전한 사회와 정부의 비정규직법제도 철폐 투쟁으로 나아갈 것"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노동자들과 민중의 존엄을 위해 더 당당하게 투쟁해 나가겠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이 그 투쟁의 선두에 서겠다."고 결의를 전했다.
특히 이날 문화제에는 현재 92일째 고공농성 중인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실장과 영상통화를 연결해 큰 환호를 받았다. 앞서 이 실장은 26명의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실장은 "수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오늘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이 함께 투쟁하는 모습을 통해 힘을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이창근 사랑해"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그러자 이 실장은 굴뚝에서 ‘또 와요’라는 팻말을 내걸며 화답했다.
70m 높이의 굴뚝 위에서 92일째 고공농성중인 이창근 기획실장이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하자 이에 참가자들은 "이창근 사랑해"라고 화답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