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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김종인 비대위, 김홍걸 “조선일보에게 호평 받고 싶으면 야당하지 마라”
김홍걸 “주요현안에 어정쩡한 태도, 어디에서도 지지 얻지 못해”, ‘당권 도전’ 추미애·송영길은 ‘사드 배치 반대’ 입장 분명
등록날짜 [ 2016년07월11일 14시50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더불어민주당이 국내 배치가 결정된 사드 배치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의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8일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등 당 수뇌부의 경우 정부의 이번 결정을 졸속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한민구 국방장관이 국회를 찾아 김종인 비대위 대표, 변재일 정책위의장, 국방위 더민주 간사인 이철희 의원 등에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고를 한 자리에서 더민주 지도부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여부 ▲유해전자파 등 안전성 ▲국민 공감대 형성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서두른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김종인 대표의 입장과 관련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대표가 배치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런(졸속배치 논란과 배치 지역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이재경 대변인도 “국민이나 야당과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사진-더민주 홈페이지
 
이는 당내 주요 유력 인사들과는 입장 차이가 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송영길 의원은 지난 8일 사드 배치 발표 직후 SNS를 통해 “원래 목적인 북한의 태도변화와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되기 보다는 대북 공조의 틀을 깨는 결과만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뒤, “중국의 반발과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 기술적으로 진보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문제점만을 노출하고 있는 무기체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방부 발표 계획은 연기돼야 하며 백지상태에서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추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에 사드 배치를 강행해서는 안된다. 한반도를 동북아 분쟁의 핵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뒤, "국가전략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반대하고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사드 배치 결정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더민주 수뇌부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더민주를 협공하기도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더민주에서 사실상 찬성한다는 보도를 보고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며 "더민주의 정체성 차원에서도 반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같은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반대하진 않는다고 했다는데 국어 공부를 해봐야겠다"며 "제1야당이 이런 중대한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서 보다 명확한 당의 입장을 제시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책임 있는 국회의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민주 내, 혹은 더민주에 소속됐던 인사들도 김종인 대표 등의 어정쩡한 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은 10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더민주는 확실한 반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것을 지적하며 “이젠 국민의당에서까지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느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조선일보가 사드를 반대하면 '반미좌파'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던데 그걸 겁내는 건가요? 조선일보에게 호평을 받고 싶으면 야당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나아가 “주요현안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클릭이 아니라 우유부단함, 비겁함으로 보일 수 있고 어디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더민주 지도부는 눈치를 보고 있다. 이를 건드리면 ‘중간층’ 표를 잃는다고 걱정하는 모양이다”라고 지적한 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가 ‘사드를 포기하자’고 제안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더민주 당 대표후보 및 대권주자들,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시해야 한다. 문재인은 과거 사드 배치 반대를 밝힌 바 있는데, 적정 시기 입장을 재표명하면 좋겠다”고 촉구한 뒤 “사드 배치는 개성공단 문제와 함께, 남북문제/한반도 평화문제에 있어서 피해갈 수 없는 관건적 사안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위원장도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의원은 국보위에 ‘경제전문가’로 참여라고 말했듯 그 선상에서 ‘경제민주화’에 집중하고 다른 사안에는 ‘정무판단’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5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진영·김성수·이철희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의원이 “사드를 도입하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에선 박주선·이상돈·황주홍·오세정 의원을 포함한 의원 15명이 김종인 대표 등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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