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사건과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 서관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비서관 측은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현재 구속수감중인 박관천 경정과 문건을 복사한 한모 경위가 나란히 법정에 섰다. 

 

조 전 비서관 측은 "법리상으로도 다툴 점이 많다"며 재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에게 "법정에서 진실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청 정보1분실에 보관돼 있던 박 경정의 짐 속에서 청와대 문건 등을 복사해 유출한 혐의를 받는 한 경위 측은 "사무실 밖의 복사기 옆 박스에 있던 문건을 우연히 발견해 가져온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故 최경락 경위에게 복사한 문건을 전달한 점은 인정했지만, 그가 이를 외부에 유출할 것인지는 알지 못했고, 유출 행위로도 볼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박 경정은 변호인 측과 아직 의견조율을 거치지 못했다며 차후에 입장을 밝히기로 정리했다. 구속기소된 박 경정은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검찰은 "공무상 비밀누설의 대상인 수사자료 등이 포함돼 있고,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비춰볼 때도 비공개 필요성이 크다."며 향후 심리를 모두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검찰은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물의 비위는 물론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각종 문건들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될 여지가 있다."며 "해당 문건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사나 개인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비공개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경정과 함께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지만 EG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 경위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조 전 비서관과 한 경위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은 각각 지난달 30일, 12일에 기각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하게 이행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이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십상시(十常侍)의 실체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문건유출’에만 수사초점을 맞춰왔다는 비난이 계속 제기돼 이미 신뢰를 잃은 만큼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