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청와대의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문건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언론을 통해 정윤회 씨가 이른바 '문고리 3인방'과 연락을 취했다는 등 문건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문건을 '찌라시'라며 폄하하는 청와대 측의 주장과 달리 조 전 비서관은 '60% 이상'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사퇴한 조 전 비서관은 2일 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첩보가 맞을 가능성이) 6~7할쯤 되면 상부 보고 대상이 되는 것이다. 내용이 실제 (정씨와 십상시들의) 모임에 참석해서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것이고,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으로부터 그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이처럼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의 핵심은 문건 유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유출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국기 문란 행위“라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셈이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 4월,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정윤회 씨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사진출처-MBN 뉴스영상 캡쳐)
또한 조 비서관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윤회 씨가 “지난 4월에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비서관과 정 씨의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그는 “지난 4월 10~11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 공용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는데 모르는 번호라서 받지 않았더니 ‘정윤회입니다. 통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고 밝힌 뒤 “4월 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정 씨)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정씨와 이후에도 통화하지 않자 지난 4월 중순 홍경식 민정수석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 비서관이 지난 7월 국회 운영위에서 “2003년인가, 2004년 정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다.”고 주장한 것과, 정 씨가 지난 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때 정치인 박근혜의 10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7년간 야인으로 살고 있다. 국정 개입은커녕 청와대 비서관들과는 연락도 끊고 있다.”며 “하나라도 잘못 있으면 감방 가겠다.”고 밝힌 것과는 정면 대치되는 셈이다.
이 밖에도 조 전 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1부속비서관, 안봉근 2부속비서관과 자신의 갈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그 배후가 정 씨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청와대의 감시자 임무를 충실히 하려 했는데 견제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박지만 쪽 사람을 채용해 관련 업무를 맡기자'고 했더니 정 1부속비서관이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면서도 "(인사검증 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어떤 때는 한창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인사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올해 봄 청와대 행정관들을 선임행정관(2급)으로 승진시키는 인사가 있었는데, 이 총무비서관에게 '2급이면 인사검증 대상이니 미리 명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냥 발표가 나 버렸다."고도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1994년 마약류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담당 검사로 인연을 맺은 뒤 박 회장의 측근이 됐다. 그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 씨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을 하며 이번 파문이 정 씨와 박 회장의 권력다툼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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