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정원이 <한겨레> 기자들과 야당 국회의원, 야당 당직자부터 노동단체 실무진과 대학생, 세월호 유가족 등 시민들까지 통신자료를 집중적으로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자초하고 있다. 국정원에 ‘테러방지법’ 날개 달아주기 전에도 이같은 행태를 벌여온 것이다.
29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과 검찰·경찰 등 정보·수사기관에 통신자료 제공 내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한겨레 기자들과 민주노총 실무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당직자 등 161명의 내역을 취합해보니, 국정원은 지난 1월7일에만 6건의 같거나 연이은 ‘문서번호’로 29명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월호 생존학생의 아버지와, 고려대 총학생회장, 장하나 더민주 의원의 통신자료도 같은 날 국정원이 조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적어도 이 32명은 특정 사건 또는 사건 관계자를 매개로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1월7일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다음날이지만, 이들은 “북한 이슈를 담당하지 않는 데다 특정 사건으로 서로가 관련될 만한 연결고리를 짐작도 못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조회당한 이들을 보면, 경찰·대학 등을 취재하는 사회부문 24시팀 기자들과 식음료·패션 등을 담당하는 경제부문 기자, 청년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담당하는 야당 당직자, 민중총궐기 집회를 하고 있던 민주노총 실무진 등으로 서로 업무 영역이 겹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이날까지 <한겨레> 기자 34명(76건), 민주노총 실무자 97명(752건), 더민주·정의당 당직자 각각 25명(35건), 5명(20건) 등 161명의 통신자료 883건이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에 제공된 것으로 취합됐다 <한겨레>는 전했다. 이동통신회사의 결과를 통지받지 못한 이들도 많아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은 이같은 마구잡이 조회 행태에도 ‘수사의 밀행성’ ‘국가안보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설명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은 <한겨레>에 “국가안보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을 거부했다. 수집한 통신자료의 처리·관리에 대해서도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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