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실소유주’ 의혹을 받아온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기 3년전부터 10여차례나 정기모임 및 접대를 받아온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청해진해운의 여러 내부보고 및 결재서류에 따르면,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이 세월호 참사 이전 3년간 최소 열 두 차례 이상의 모임을 가졌고, 국정원 직원에 대한 접대 자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청해진해운의 '출장업무일보'라는 문서에는, 여객영업팀 정모 대리가 세월호 사건 발생 한 달여 전인 2014년 3월 5일 백령도 출장을 간 자리에서 국정원 직원을 접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침몰하는 세월호 (사진-정진후 정의당 의원실 제공 영상 캡쳐)
해당 기록에는 "국정원(세기:안보관광 담당자) 접대"라고 표시돼 있다. 여기서 '세기'는 국정원의 다른 이름(세기문화사)이다. 특히 세월호에 대한 보안 측정이 있었던 2013년 3월에는 청해진해운이 국정원 직원에게 식비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4월 2일자 '세월호 보안측정 검수시 부식비용' 서류에는 "세월호의 정상운항을 위한 국가 보호장비 보안측정 검수를 위해 1항차를 관련 기관동행 운항 (국정원, 기무사, 항만청, IPA 외) 측정 시 검사원들의 부식비를 아래와 같이 사용"이라는 기록이 있다.
당시 접대 비용은 정확하지 않으나, 사흘에 걸친 검사 기간 동안 '세월호 국정원 보안점검' 명목으로 표시된 지출액은 134만8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이보다 더 큰 의혹이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잦은 접촉이라고 지적했다. 청해진해운 내부 공식문서에 기록된 “면담” “미팅” 등만 4년간 11차례에 달한다. 특히 청해진해운은 국정원과의 미팅을 연간계획서 상의 한 항목으로 포함시켜 놓기도 했으며, 2012년 업무일지엔 청해진해운 직원이 “국정원 정기모임 참석”이라고 기록한 대목도 나온다는 것이다.
2014년 3월5일 ‘출장업무일보’의 “안보관광”이나 2011년 “왕복이용” 등의 표현을 보면,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의 관광상품을 이용했던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2012년 1월과 2월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이나 같은달 “국정원 정기모임 참석” “국정원 미팅”은,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의 선박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검찰이 확보한 청해진해운 이성희 제주지역본부장의 수첩 사본엔 2013년 2월22일 ‘국정원과 선사대표 회의 라마다Hotel 12시’라고 기록돼 있어, 국정원이 청해진해운과 약 3년간 12차례의 접촉을 가진 셈이다.
국정원은 세월호의 증개축 개입 의혹 등 청해진해운과의 관계를 줄곧 부인하며 입을 닫고 있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인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에 사고 발생 시 국정원 인천지부와 제주지부에 가장 먼저 보고하도록 돼 있다는 점이 드러나, 구난구호와 관련이 없는 국정원에 1차 보고를 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배경에 강한 의혹이 제기되자, 국정원은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작성·승인에 전혀 관여한 바 없으며, (청해진해운 측이)선박 테러·피랍사건에 대비하여 포함시켰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발을 뺐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4월16일과 다음날인 17일 양일간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의 기획관리부장, 해무팀 대리, 물류팀 차장에게 총 7차례 전화를 걸어 이들 직원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고, 국정원이 통화한 직원들 중엔 ‘해양사고보고’와는 무관한 화물담당자도 있었다고 지난달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관계는 오는 28일부터 서울시청 다목적홀실에서 이틀간 진행될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월호의 실소유주는 국정원임을 확신한다“고 거듭 주장해온 이재명 성남시장은 24일 SNS를 통해 ”세월호참사 주변에는 국정원 그림자가 너무 많다. 귀신도 아니고, 국정원은 왜 세월호참사 근처에서 어슬렁거릴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거인멸하고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자가 범인이라는데,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참사의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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