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수사기관이 지난 1년 동안 기자·PD 등 언론인들의 통신자료를 무차별적으로 사찰한 것으로 드러나 취재원 및 제보자 노출과 취재활동 위축이 우려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1년 동안 언론인 97명에 대한 통신자료 수집 여부를 확인한 결과 조회된 언론인의 통신자료는 총 194건이었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2건씩 조회를 당한 셈이다.
가장 많은 통신자료를 요청한 수사기관은 경찰(101건)이었고, 다음으로 검찰(52건), 국정원(37건), 군(4건) 등이 뒤따랐다.
언론노조는 이러한 통신기록조회에 대해 "언론인의 통신자료를 요청한 이유와 목적, 또한 통신자료를 어디에 활용했는지도 밝혀야 한다."며 수사기관을 규탄했다.
이들에 따르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은 지난해 5~6월에 41건, 같은해 11~12월에 75건으로 집중돼있었다. 세월호 1주기와 민중총궐기 등 주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있었던 시기였다. 이통사와 수사기관은 통신자료 제공 사유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상당수가 집회·시위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언론노조 측은 “통신자료 조회만으로도 수사기관이 제보자, 공익신고자가 언론사 취재진 누구와 접촉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취재활동과 언론자유를 위축시킬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어떤 목적으로 통신자료를 요청했는지 수사기관이 전혀 밝히지 않고 있어 언론인들의 개인정보인권 침해는 물론, 수사기관이 제보자를 색출하는데 악용하거나 취재를 차단, 방해하는데도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한 사례로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지난해 11월 백남기 농민을 부축한 시민을 인터뷰하자, 서울경찰청 보안과 경찰이 제작진에 출연자 확인을 요구한 사실을 거론하기도 하면서, 제도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사례는 극히 일부 조합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라며 기자협회와 PD연합회, 방송기술인협회 등 직능단체들과 협의해 현업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이통사와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것 등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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