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구속 재벌총수 사면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관련 수석은 광복 70주년 사면에 대해서 필요한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해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광복절을 계기로 비리·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재벌총수와 정치인에 대한 특별 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지난 9일 30대 그룹사장단이 모여 "장기간 수사나 경영자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면서 수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의 광복절 특사를 요구한 데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재벌총수들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대선공약에서 밝힌 바 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특사나 가석방 등은, 지난해 말부터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바 있다. 하지만 재임기간 중 재벌총수에 대한 특사를 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어긋난데다, 가뜩이나 공약해놓고 파기한 공약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인해 재벌 총수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기 때문인 점도 있다.
하지만 최근 수출이 급락하는 등, 재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박 대통령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장 특사 여부가 주목되는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465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그가 이번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된다면 형기의 63.5%를 채우고 석방되는 것이다.
지난해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7년여 동안 법무부가 가석방한 인원은 모두 56,828명으로, 형기의 70%도 채우지 않고 가석방된 인원은 불과 13명에 불과하다.
정부여당과 재벌의 ‘경제살리기’를 구실로 최 회장이 특사를 받게 된다면, 4~5천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로또를 맞은 셈이다. 최 회장 외에도,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이 현재 수감생활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은 항소심 진행 중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재계에서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재벌들의 모임인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재계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옥중에 있는 기업인들이 사면을 받고 경제 살리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경제단체들과 함께 탄원서 제출 등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팩트TV후원 1877-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