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제살리기’와 기업인 역차별 반대를 들며,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재벌총수들의 가석방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후 정부여당과 재계를 중심으로 SK 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가석방 논의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은 465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4년 형을 선고받았고, 최재원 부회장도 같은 횡령 혐의 및 IFG 주식 고가매입에 대한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복역 중인 이들 형제는 올 말까지 복역해도 형기의 48%씩 밖에 채우지 못한다. 또한 내년 삼일절까지 복역해도 형기를 각각 52%, 53% 채우는데 불과하다. 보통 가석방은 형기의 80% 이상을 채운 뒤에야 가능하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과 최재원 SK부회장(사진출처-MBC 뉴스영상 캡쳐)
지난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7년여 동안 법무부가 가석방한 인원은 모두 56,828명으로, 이들 가운데 형기 50%를 채우지 않고 가석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형기 50~59%를 채운 가석방자는 단 1명에 불과하며, 60~69%를 채운 가석방자도 12명밖에 안 된다.
정부여당의 ‘경제살리기’를 구실로 만약 이들이 내년 초에 가석방이 된다면, 10만 명중 한 두 명에 해당하는 로또를 맞은 셈이다. 평소 가석방 관행에 견주면 ‘명백한 재벌총수 특혜’라는 비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 차원의 특별사면이 될 수도 있지만, 가뜩이나 파기한 공약이 넘쳐나는 마당에 ‘특별사면권 제한’ 공약마저 깬다는 것은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또한 서 의원이 지난 10월 14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17개월 복역하면서 1,778회의 면회를 했고,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10개월 복역하면서 935회의 면회를 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은 교도소에서도 이른바 ‘황제면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같은 기간 장소변경접견, 즉 특별면회를 각각 171회, 71회나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면회 시간은 일반면회의 두 배에 해당하는 30여분이고,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신체적 접촉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혜택이 있지만, 일반인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아울러 같은 기간 동안 이들 형제는 각각 1,607회, 864회 동안 변호인 면회를 했다. 일반인의 면회는 하루에 한번만 할 수 있는데 비해, 변호인 면회는 횟수 제한이 없다. 이들은 막강한 재력으로 다수의 변호인을 선임하여 순차 대동한 채 하루에도 3~4차례씩 면회를 한 셈이다.
또한 재벌 경제범죄를 분석한 서 의원실 자료를 보면, 상호출자제한을 받고, 재벌총수가 있는 40대 그룹 중 총수일가에 유죄가 선고된 비율은 40%에 달했다. 유죄를 받은 재벌총수들은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실제 이들에 대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 재벌총수 일가의 범죄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천문학적 규모의 범죄임에도 솜방망이 처벌만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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