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부가 기업소득을 가계로 흐르게 하겠다고 공언한 지난해에도 기업소득 상승률이 가계소득 상승률보다 3배 가까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국은행의 ‘2014년 국민계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MB정권이 출범한 2008년 이후 기업의 실질소득은 연평균 9.5% 증가하는 동안, 가계의 실질소득은 2.9%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를 보더라도 기업소득은 8.7% 증가한 반면 가계소득은 3.1% 늘어나는데 그쳐 ‘부자기업, 가난한 가계’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소득 증가율이 가계의 3배에 육박한 만큼, 경제성장의 수혜가 재벌에게만 집중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하면서 "기업의 임금, 배당, 투자 등을 늘려 가계소득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수치로는 오히려 기업과 가계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MB정권이 벌인 재벌중심의 경제를 개선할 의지가 없는 셈이다.
쌓여가는 10대 재벌의 사내보유금(사진출처-연합뉴스TV)
이는 기업이 세금 부담이 줄어들었음에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낙수효과’를 주장한 MB정부는 2009년 법인세 최고구간의 세율을 25%에서 22%로 내린 바 있다.
기업의 영업잉여는 2007년 185조에서 2014년 263조로 42% 증가했다. 기업의 소득세(법인세)는 같은 기간 36조에서 43조로 20%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가계소득은 508조에서 693조로 36.5% 늘었지만, 소득세는 40조에서 56조로 38.2% 증가했다. 소득이 늘어난 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업은 세금을 더 적게, 가계는 더 많이 낸 셈이다.
김 의원은 "'부자기업, 가난한 가계' 현상으로 인해 가계는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기업은 사내유보금을 수백조원씩 창고에 쌓아놓는 현상이 벌어졌다."면서 "정부가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올리고, 가계 가처분소득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대 재벌이 가진 사내보유금이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도 500조원을 넘어가고 있음에도, 재벌 측은 법인세 인상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투자금액도 줄여가며 고용인원을 줄이고 임금인상도 할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렇게 임금인상에는 인색하면서도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는 접대비를 늘려야 내수가 살아난다고 주장하다 빈축을 샀다.
김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전략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차적으로 노동자의 생산성이 증가하는 만큼 실질임금 상승을 유도하는 적극적 소득정책을 통해 생산성임금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2차적으로는 법인세감세를 원상회복 시키는 등 재정 및 세제 정책을 통해 가계 가처분소득 상승을 견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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