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누리당이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폭로한 ‘카톡 사찰’ 파문 이후로 ‘사이버 망명’이 벌어졌듯이 소용돌이를 몰고 올 전망이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1일 통신사의 감청 설비를 의무화하고 차명 휴대폰의 알선·제공자 처벌 근거를 담은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같은 당의 서상기 의원도 이동통신사의 감청설비 의무화를 담은 통비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한 바 있어 정치권과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휴대폰 감청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행 법에서도 수사 기관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휴대폰을 감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에 감청 설비가 없어 실제 휴대폰 감청을 통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할 예정인 개정안에 따르면, 이미 국민 다수가 유선전화 대신 휴대전화로 대부분 통화를 하는 상황에서 유선전화만 감청할 수 있는 현행법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현행법은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기통신에 대해 법원의 영장에 따라 감청을 허용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감청에 필요한 설비 등의 불비로 수사기관이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범죄가 날로 지능화 되고 첨단화 되고 있는 반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수배자 검거에 허점을 보이는 등 범죄수사에 있어 큰 장애를 갖고 있다"며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박 의원의 개정안에는 범죄 수사 또는 국가 안전보장 목적 외에 감청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감청 등을 금지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토록 했다. 또한 '국가기관이 이 법을 위반해 소속 직원에게 불법 감청을 지시하거나 명령한 자를 형사처벌한다'는 규정도 명시하는 등 보완책을 담았다.
박 의원은 "적법 절차에 따른 감청이라도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기관의 불법감청 요소를 원천 차단하고 합법적인 휴대전화 감청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면서 "법 통과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에 찾아가 설명하고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관계기관도 적극적으로 국민을 설득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생활 침해 우려와 국정원과 검·경찰 등의 정치적 남용 가능성은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들 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24일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범죄 피해자·목격자·신고자의 스마트폰 속 내용을 압수수색영장 없이 들여다보고, 스마트폰의 패턴·숫자 비밀번호를 푸는 소프트웨어를 전국 경찰서에 보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무분별한 사생활 침해 우려를 또다시 낳기도 했었다.
한편 박민식 의원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월 16일과 17일 양일에 걸쳐 RDD방식으로 표집된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휴대전화 감청을 실제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41.1%, 반대 42.4%로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실제 실시에 대해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것은 불법 감청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며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한 법제화가 불안감을 걷어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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