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경찰이 범죄 피해자·목격자·신고자의 스마트폰 속 내용을 압수수색영장 없이 들여다보고, 스마트폰의 패턴·숫자 비밀번호를 푸는 소프트웨어를 전국 경찰서에 보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스마트폰 증거 추출’ 프로그램의 입찰을 진행하고, 이를 올가을부터 전국 경찰서에 보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이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PC에 USB 포트로 연결해 사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텍스트 메시지, 통화 내역, 전화번호부, 사진, 동영상, 음성, 문서파일을 추출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체 정보를 추출할 수도 있고, 날짜와 키워드로 검색하거나 분류해 추출할 수도 있다. 이를 PDF나 엑셀 파일 형태로 인쇄도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 유통 중인 모든 스마트폰 기종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경찰은 스마트폰의 패턴·숫자 비밀번호를 푸는 ‘잠금해제’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입도 추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스마트폰 수사 프로그램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도입 이유로 들었다.
‘카톡 사찰’ 파문 이후 또다시…“국민 사생활도 통제하겠다는 발상”
그러나 이에 대한 광범위한 사생활 정보를 담고 있는 스마트폰의 특성과 수사 관행에 비출 때 오·남용 우려가 크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대화내용 등 사적인 부분까지 쉽게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가 ‘카톡 사찰’을 폭로하며 ‘사이버 사찰’이 뜨거운 이슈가 된 바 있다. 경찰은 이같이 논란이 된 카카오톡 서버 압수수색 대신 개인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쉽게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수사대상 한 명뿐만이 아닌, 대상자와 개인적인 친분도 없는 제3자의 개인정보까지 경찰이 무분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한 명의 카카오톡 감청으로 수천 명의 대화 내용과 개인 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안성이 카카오톡보다 높은 ‘텔레그램’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수경 의원은 “경찰이 일선 경찰서까지 스마트폰을 열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국민 사생활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국민은 자신의 비밀을 아무런 제한 없이 경찰에게 공개하고 이를 국가시스템에 저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임 의원은 "현재 카카오톡과 같은 전기 통신 증거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무차별적인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팩트TV후원 1877-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