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세월호 참사 800일째인 25일 유가족과 시민 1만여 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국민문화제를 열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 강제 종료에 나선 정부를 비판하고 여야에 조속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문화제에는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와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진행한 민주노총과 전농 조합원들도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정동영·박주현·장정숙·채이배 의원, 정의당 이정미 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윤소하·김종대 의원,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유가족,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 노숙농성 돌입
이날 문화제에 앞서 유가족들은 특조위의 활동기한 보장을 요구하며 시민들과 함께 홍대 정문 앞에서 광화문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어 오후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특조위 활동 종료를 논의할 28일 국무회의에서 특조위에 대한 강제종료 행정절차 철회와 조사 기간 및 예산 보장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노숙 농성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생겼다. 특조위를 지켜내는 일이다”라며 “우리가 만든 특조위를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지난해 1월 특조위가 만들어진 이래 1년 6개월 동안 많은 고통과 고뇌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는 선장이 배를 버리고 떠났지만 특조위의 선장인 저는 절대로 떠나지 않겠다. 유가족과 시민, 국민들이 우리 뒤에 있다는 것을 믿고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명선 “20대 국회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특별법 개정”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근혜정부가 위법임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특조위 활동 강제종료에 나서고 있다”며 “20대 국회가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보장하고 진상규명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대통령 혼자만의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제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면서 “이제까지 과오를 사과하고 더 이상 세월호 참사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정부가 7월 말 인양에 자신이 있다고 하더니 선수들기에 3차례 실패하고 이번에도 연기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수부가 모든 정보를 숨기고 나홀로 인양은 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인양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노숙농성에 들어간 유가족들은 오는 26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27일에는 오전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7시에는 농성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철야농성에 들어간다. 28일에는 오전 11시 농성장 인근에서 시민사회 원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오후 1시에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주민 “대통령의 7시간 제외? 뭐 이런 개같은 제안이 있나”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유가족들이 오늘 행진을 했고 밤부터 농성을 시작했다”며 “도대체 몇 번째 행진이고 몇 번째 농성이냐. 세상이 이렇게 엉망일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세월호에 400톤의 철근이 실려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의 7시간 조사를 제외해주면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시켜주겠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뭐 이런 개 같은 제의냐. 진상규명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의혹이 있는 상태에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성역을 만들려는 저들의 뜻대로 특조위 활동을 종료시킬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참사 직후 박 대통령은 최종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모든 진실을 밝혀내도록 제대로 대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앞장서겠다”며 “세월호 특별법 연장부터 꼭 성사시키고 특조위와 여러 수단을 통해 참사의 진실을 꼭 드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난 총선의 민심이 특별법을 개정해서 세월호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 2월까지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정부는 뭘 조사했고 뭐가 나왔길래 뭘 가지고 백서를 쓰라는 것이냐”면서 “당장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이 더 이상의 죽음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우 “소시오패스가 있을 곳은 청와대가 아니다”
김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낮은 공감 능력과 부족한 양심의 소시오패스가 있어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다”라며 “숱한 희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두루두루 다 못하는데 연기력 하나만 좋은 그녀에게 감옥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과오를 알게 해주고 싶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켜주면 특조위의 조사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새누리당에게 묻고 싶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지키는 일 중에 뭐시가 중헌지 모르는 그들에게 진실 앞에 성역은 없다. 반드시 몸통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는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가 징역 7년을 받았는데 민중총궐기에서 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행사한 한상균 위원장에게 검찰은 징역 8년을 구형했다”며 “사법부가 원래 가진 자들의 편인 것을 알았지만, 너무 한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들이 벌써 2년 넘게 싸우고 있고 민주노총도 여러 탄압 속에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없는 사람들을 짓밟고 헌법이 보장한 권리조차 무시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싸움 속에서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총선 민의 거부한 박근혜정권에 우리의 분노 보여주자”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과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의장,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 민중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지만 박근혜정권은 민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은 노동개악과 밥쌀수입 강행에 이어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거부하고 특조위를 강제종료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면서 “위안부 야합을 공고히 하고 관련 단체에 국고지원을 대폭 삭감하는가 하면 대북적대정책, 의료민영화, 친일독재미화를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교조 탄압 등 그동안의 폭정을 어느 하나 멈춘 것 없다”며 “우리 스스로의 투쟁으로 민중의 분노를 다시 보여주자”고 목청을 높였다.
문경식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지난해 11월 14일 박근혜정권은 백남기 농민에게 살인 물대포를 쏴서 사경을 헤매게 만들고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며 “이게 정부고 국가냐, 박근혜가 대통령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박근혜정권을 심판하고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다”며 “국회는 백남기농민 청문회를 통해 폭력을 가한 경찰을 처벌하고 박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의 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광호열사대책위 홍종인 유성지회 전 지회장은 “오늘이 한광호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01일째가 됐다”면서 “어제 새벽 아산지회장은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한광호 열사의 형은 경찰의 방패에 찍혀 병원에 입원했다”며 “정부가 노조파괴를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이 땅에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오후 9시 30분께 범국민문화제를 마친 유가족과 집회 참가자 일부는 농성장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특별법 개정과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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