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4.13 총선과 관련, “어느 당도 승리하지 못한 결과다. ‘더민주가 승리했다’고 자축하면 안 되는 선거”라고 평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뒤, ‘더컸유세단’ 단장을 하며 전국을 돌았던 정 의원은 이날 오마이TV <장윤선-박정호의 팟짱>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더민주가 정당 투표에서 3등을 했잖아요. 그런 정당이 ‘승리했다’고 말하는 게 우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에 대해선 “원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호남에서의 당선이었지. 서울에서는 2석이다. 제3당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전국 정당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원내 진입했지만 (국민의당은) ‘우리가 이겼다’고 하지 못한다.”며 결론으로 “한줄로 간략하게 말하면 ‘어느 정당도 이기지 못했지만 국민이 이겼다’”고 평했다.
그는 더민주가 승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서너가지로 꼽는다면 첫 번째는 ‘친노 운동권 배제’라는 종편 프레임에 갇혀서 이해찬을 컷오프했다”며 “그게 패착이다. 이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건 총선 결과로 곧바로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남에서 친노 운동권이 대거 당선됐죠. 수도권에서도 그 논리대로라면 친노 운동권이 당선되지 말아야 하는데. 정작, 부산과 김해에서 친노 운동권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고. 그 프레임이 갇혀서 컷오프한 건 잘못됐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경수(경남 김해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전재수(부산 북구강서구갑), 박재호(부산 남구을) 등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이 험지인 부산경남에서 대거 당선됐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두 번째로 ‘비례대표 파동’을 꼽으며, “그 부분이 아주 컸던 것이 이것도 과학적 데이터 분석”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총선 한 달 동안 '셀프 공천' 버즈량(온라인상 언급량)이 많았어요. 그전까지는 '정청래 컷오프'가 많았어요. 그 뒤에 제가 승복하고 지원 유세 다니면서 (정청래 컷오프로 인한 실망이) 좀 만회가 됐어요. 회복되던 와중에 셀프 공천이 터지면서 그때는 회복이 불능했다. 호남에서 정당 투표에서 현격한 열세로 몰리게 된 계기가 그것”이라며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크게 밀리게 된 원인임을 강조했다.
당시 김종인 대표의 셀프 ‘비례 2번’ 공천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논문 표절로 논란을 일으킨 박경미 교수를 비례 1번에 공천한 것,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를 옹호한 최운열 교수를 비례 6번에 공천한 것 등, 당선 안정권 후보들 상당수가 논란의 대상이었던 것은 물론, 당초 당선 안정권인 A그룹, 당선 유력권인 B그룹, 당선과는 무관한 C그룹으로 ‘칸막이’를 쳤었던 것도 문제가 됐다.
정 의원은 세 번째로 “마지막에 제가 ‘더컸유세단’을 다니면서 안다. 문재인 전 대표 호남 방문 엇박자가 막판에 크게 작용했죠. 막판에 지원 유세를 가니까 사람들이 구름처럼 왔잖아요. 원래 그렇게 문 전 대표가 가면 몰리지 않았어요. 지역구에서 폭망하면 문재인 전 대표가 정계를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문 전 대표 지지자 사이에서는 위기의식으로 다가온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선거 후반까지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가로막았던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런 세 가지의 변곡점이 있었고 광주 가니까 그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김종인 대표가) 김대중 대통령 비례대표 얘기를 했잖아요. 그렇게 김대중 대통령을 폄훼한 것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호남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데 가랑비에 옷 젖듯이 역할을 한 것을 피부로 느끼겠더라구요”라며 네 번째로 김종인 대표가 비례파동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례대표 공천장사를 했다'는 식으로 표현한 점이 호남 민심 이반의 결정적 원인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당 지도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언론이 종편 같다”면서도 “이번 총선의 성과가 의미심장한 거다. 첫 번째로 꼽고 싶은 총선의 성과는 한마디로 하자면 'SNS와 팟캐스트가 종편을 이겼다'. 종편이 계속 주술처럼 새누리당을 일방적으로 편든 것 아닌가? '새누리당이 200석은 할 수 있다' 등. 정청래는 한마디만 하면 대서특필하고, 윤상현 막말(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는 축소 보도했지 않나? 종편이 주술을 외운 거죠. '더불어민주당 망해라', '새누리당 흥해라'. 결국, 국민이 그것에 현혹되지 않고, SNS와 팟캐스트 중심으로 한 여론이 종편을 눌렀다”면서 SNS와 팟캐스트가 이번 총선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 성과 두 번째로는 지난 총선에 비해 20대, 30대의 투표율이 대폭 상승한 점을 꼽았다. 정 의원은 “KBS 출구조사에 의하면 20대 투표율이 13.2% 올라 49.5%가 투표했다. 30대는 투표율이 6.2% 올라 50%대가 투표했다”면서 “총 계산해보니 4%정도 더민주 지역구 득표율이 상승했다. (결국)4~5% 박빙 지역은 20대, 30대 선거혁명군이 다 물리쳐 준 것이다. 수도권 압승의 승리 견인차는 SNS와 팟캐스트를 듣는 20대, 30대 선거혁명군”이라며 “이런 평가를 당에서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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