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대선을 앞두고 ‘좌익효수’란 아이디로 야당과 호남, 여성 비하글 등을 수천개나 쓴 국정원 직원이, 표현의 자유를 강변하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신청을 하겠다고 밝혀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정용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좌익효수의 변호인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관련 법이) 헌법상 평등원칙이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보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9조1,2항과 이를 위반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국정원법 18조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따져달라고 한 것이다. 국정원 관계자에 의해 위헌법률 심판제청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대선직전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정치개입 댓글을 달다 적발된 국정원 직원, 자신이 야당 측에 감금을 당해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강변했다.(사진출처-채널A 뉴스영상 캡쳐)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를 쓴 국정원 직원은 2013년 7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특별수사팀(윤석열 팀장)의 수사로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좌익효수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죄인(문재인) 씨○○기 뒈져야 할 텐데” “공주님(박근혜)을 우리 통령으로~ 각하”라며 대놓고 선거개입한 것을 비롯, “홍어에게 표를 주면 안됨”, “개대중 뇌물현 때문에 우리나라에 좌빨들이 우글대고”, “절라디언들 전부 씨족을 멸해야 한다” 등 전라도를 비하하고, 광주민중항쟁을 폭동으로 매도했다.
또한 <아프리카TV>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망치부인’ 이경선 씨와 초등학생이던 딸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성적 폭언을 가한 바 있다. 배우 문근영, 김여진 씨 등에게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
검찰은 ‘좌익효수’를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만 조사한 채 ‘수사 중’이라는 얘기만 반복하다, 지난달 26일에야 국정원법 위반과 모욕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거의 2년반만에 ‘뒷북’기소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신청이 개인이 아닌 국정원 조직 차원에서 결정, 추진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공안통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이 현직에 몸담고 있는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국정원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한다는 것은 조직의 특성상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 법률팀에서 검토를 하고 결정이 됐을 것“이라고 <노컷>에 전했다.
또다른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도 "좌익효수 사건은 검찰도 쉽사리 기소하지 못할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했기 때문에 당연히 국정원에서 법률 대응을 준비해왔을 것이다. 위헌 신청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노컷>에 전했다.
특히 이같은 위헌신청은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원 전 원장 측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강변하며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위헌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명예훼손 등의 법률은 무용지물이 된다.
한편 좌익효수는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 동생 유가려씨의 반인권적 신문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지난달 확인된 바 있다. 유가려 씨는 지난 2012년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반년 가까이 불법 구금된 채 강압수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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