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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농성 끝에 시민들 만난 세월호 가족들 “24일 다시 만나자”
경찰, 유가족 20명 포함 100명 연행, ‘근혜장벽’ 뚫리다
등록날짜 [ 2015년04월19일 03시52분 ]
 
광화문 누각쪽에서 머물던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좌측에서 두 번째)와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우측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세월호 가족들이 오후 10시 30분 광화문광장 북단으로 들어왔다.(사진-조수진 기자)

【팩트TV】 세월호 가족들이 18일 2박3일간 이어진 광화문 누각 농성을 마치고, 오는 24일 대규모 집회에서 다시 만나자고 시민들과 뜻을 모았다.
 
세월호 1주기가 이틀 지난 이날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 세월호 인간 띠잇기’ 참가자 2만여명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가족들이 고립돼 있는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했다. 광화문 누각 아래서 2박 3일째 농성을 이어가던 세월호 가족 10여명이 이날 오후 1시 45분경부터 3시 10분까지 경찰에 강제연행 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목을 이른바 ‘근혜장벽’으로 완전히 차단했다. 서울광장을 출발한 3만여 명의 시민들은 채 5분도 걷지 못한 채 가로막혔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 앞 왕복 10차선 도로에 약 4미터 높이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청계천을 따라 종각역 인근까지 경찰버스를 일렬로 밀착시켜 주차했다. 
 
이에 시민들과 경찰이 약 5시간의 대치를 이어갔다. 시민들이 경찰벽을 뚫고 들어오자 경찰은 오후 6시 30분경부터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난사하고 최루가스가 든 연막탄 등을 터뜨리며 시민들을 막아섰다. 시민들도 경찰버스에 ‘정부파산’ 등의 글을 락카로 쓰고, 경찰버스를 끌어당기는 등 저항하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한편 광화문 누각에서 농성하던 가족과 시민 200여명은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의견을 모아 광장으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광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혹시 모를 연행 상황에 대비해 인간띠를 이어 시민들의 통행로를 마련해줬고, 시민들이 무사히 광장에 진입하고 난 뒤에서야 광장에 따라 들어갔다. 
 
팩트TV 취재진 앞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몰려 있다.
 
누각 쪽에 있던 유가족과 시민들이 오후 10시 30분경 서울정부청사 앞길을 통해 광화문 광장 북단으로 들어서자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 5천여 명의 시민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열린 마무리 발언대회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너무 감사하다"며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철옹성 같은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두 번째로 넘은 날이다. 진실규명을 위해 청와대의 문을 계속 두드리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어 "국가를 상대로 싸워본 적도 없는 제가 지난 1년 동안 투쟁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 덕분"이라며 “우리 가족들과 후손들이 영원히 안전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철저히 깨달으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한 뒤 “오는 24일과 25일 다시 모여 오늘보다 더 앞선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겨보겠다.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오늘이 경찰 차벽을 두 번째로 넘은 역사적인 날인데 우리에겐 아직 역사상 첫 번째로 만들어야 할 역사적 임무가 있다."며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시민 여러분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며 ”함께 끝까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오후부터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하던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화문 누각 아래서 경찰에 연행된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경찰에 저지당하는 모습을 보고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여름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24일동안 단식한 바 있어 세월호 가족들과 많은 친분이 있다.
 
정 의원은 "앞에 서서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이다. 자식 잃고 머리까지 깎은 유민아빠 등이 연행됐다. 그러나 이 땅의 정의와 국민의 분노까지 연행하진 못할 것“이라며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들이 마무리 발언대회를 끝냈지만 경찰은 한동안 길을 열어주지 않기도 했다.(사진-조수진 기자)
 
약 20여 분 동안 마무리 발언대회를 가진 유가족과 시민들은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부르며 오후 11시가 넘어 해산했다. 그러나 집회가 해산됐음에도 광장에 모인 가족들 앞을 무장경찰이 모여 에워쌌다. 가족들이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귀가하려던 시민들 일부가 가족들이 있는 쪽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이에 광화문 일대에 남아있던 경찰들이 세종대왕상 앞에서 시민들을 가로막아 잠시동안의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11시 50분경, 세월호 가족들이 세종대왕상 밑으로 내려오자 주위에 있던 시민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오후 11시 50분경, 광화문 광장 북단에 고립돼 있던 가족들이 세종대왕상 앞쪽으로 내려오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고승은)
 
한편 경찰은 차벽트럭 18대를 비롯해 차량 470여 대, 안전펜스 등을 동원해 광화문 누각 앞, 광화문 북측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 등을 차벽으로 에워쌌다. 아울러 전국의 172개 부대, 1만 3,700여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또한 경찰과 시민들이 격렬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연행자가 속출했다. 주최 측인 4.16연대에 따르면, 이날 연행된 사람은 총 100명(유가족 20명, 시민 80명)이다. 이들은 성동·마포·노원·서초·강남·송파·동작·강동·은평·중부 경찰서 등 서울시내 10개 경찰서(남성 77명, 여성 23명)로 이송됐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경찰 버스에 표출됐다.(사진-고승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경찰 버스에 표출됐다.(사진-고승은)
 
4·16연대는 오는 4월 24일과 25일도 집회가 있을 예정이고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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