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후보 인준안을 직권상정하려는 데 대해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 인준안은 지금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5월 6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국회의장께 건의드리겠다."며 정 의장이 직권상정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이에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직권상정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법관은)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역사 앞에서 반성 없는 박 후보자가 대법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자가 수사검사를 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은 수많은 시민이 구속된 희생을 치르면서 거리에 나선 6월 항쟁과 목숨 걸고 진실을 밝히려 했던 의로운 사람들의 노력으로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기록도, 증인출석도 미비한 청문회…박상옥은 불리한 질문엔 “기억 안 나“
앞서 국회는 지난달 7일 박상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한달 가까이 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청문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청문회 기간 연장과 추가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
청문회 당시 쟁점은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박 후보자가 지난 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었다.
청문회에 앞서 야당 청문위원들은 6,000여쪽에 이르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수사기록을 요구했지만, 법무부와 검찰이 줄곧 공개를 거부하다 제출 시한인 6일 아침에야 1400여쪽의 자료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미 야당 의원들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자료실 등에서 이미 확보한 자료였다.
또한 여야는 박종철 열사를 고문한 경관 5명을 포함한 9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지만, 안상수 당시 수사검사(현 창원시장)과 최환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고문경관 1명 등 총 3명이 출석하는데 그쳤다. ‘고문기술자’로도 잘 알려진 정형근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 2단장(전 한나라당 의원)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박 후보자의 상관이었던 안 시장도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를 비호하는데 급급했다. 청문회에서 안 시장은 “축소·은폐는 안기부(현 국정원)나 경찰 쪽에서 하려 했고, 수사 검사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피나게 투쟁했다.”면서 “수사담당은 나였다. 박 후보자는 보조만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당 의원들도 박 후보자 편들기로 일관했고, 박 후보자도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답하는 등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한편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문회에서 “검찰 관계자 67%가 검찰 수사 가운데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건이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이라면서 “검찰이 1차, 2차도 모자라 3차까지 하는 수사가 흔한 일이냐”라며 박 후보자의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야당 위원들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현직 판사들이 박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을 반대한다는 글을 연달아 올린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9일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등의 교수·법률가 단체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의 임명 시도를 중단하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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