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이부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조한경·강진규 등 두 경찰관 외에 다른 3명이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당시 수사검사였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알았을 것이라고 7일 주장했다.

 

이 고문은 이날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고문은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지난 1987년, 조한경 경위, 강진규 경사와 함께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당시 이들 이외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공범이 더 있다는 내용을 교도관으로부터 듣고 이를 처음으로 세상에 폭로한 바 있다.

 

이 고문은 청문회에서 “당시 경찰청 대공수사단 단장(치안감)과 간부들이 두 경찰관을 찾아와 ‘안심하라. 우리와 얘기한대로 검찰 취조에 응하라’면서 1억원씩 든 통장 2개를 내놓고 "너희 가족도 뒤에서 다 돌봐주겠다. 집행유예로든 가석방으로든 빨리 빼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두 경찰관은 ‘우리가 주범이 아닌데 왜 우리를 넣느냐. 세사람 더 있다’고 말하며 세 사람(공범)의 이름을 다 얘기했다”고 밝힌 뒤 “그러자 치안감과 간부들이 ‘빨갱이(박종철 열사를 지칭)’ 하나 죽인 걸 가지고 뭘 그래. 마음을 굳게 먹어, 우리가 뒤에서 다 봐줄테니까‘라고 회유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두 경찰이 ‘억울하다. 우리가 죄를 다 쥐고 갈수가 없다. 우리 자식까지 살인고문자로 찍혀서 누명을 쓸 것이다’라고 하니까 양자사이의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결국 회유가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부영 고문은 "이런 정황이 당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검찰 수사팀에 전달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시 안상수 검사와 여주지청으로 인사 이동하기 전 박 후보자도 이를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수사팀이 이런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무책임하거나 무능한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관이나 총리 이런 자리보다 대법관은 더 지엄한 자리다. 말과 글과 정의로만 한국의 질서를 바로잡는 곳“이라며 ”한국의 사법부가 지금처럼 국내외적으로 신뢰가 실추돼 있는 상황에서 대법관 자리에 박 후보자가 가야만 하는지, 재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다.

 

언론인 출신인 이부영 고문은 1974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후 ‘동아투위’에서 활동하며 민주화운동을 하다 수차례 감옥에 투옥된 바 있다. 그는 1991년 3당 합당에 반대하던 꼬마민주당에 합류하면서 정치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한나라당·열린우리당을 거치며 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고문은 지난 2월 공식적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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