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박통·전통 때 물고문이 좋았다’ ‘촛불폭도’ 등 ‘일베’성 댓글 수천 개를 여러 개의 아이디를 돌려가며 작성해 이른바 '댓글 판사' 논란을 일으킨 수원지법 이모 부장판사가 14일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곧 이 판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대법원은 14일 "이 부장판사가 소속 법원장을 통해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사표는 16일자로 수리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발생된 영역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이고 자연인으로서 사생활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로 댓글을 올릴 당시 법관의 신분을 표시하거나 이를 알 수 있는 어떤 표시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이런 행위는 의원면직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직무상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법관이 작성한 편향되고 부적절한 익명의 댓글이 언론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노출돼, 법관이 종전에 맡았던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되고 있다“며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에 더 큰 손상을 가져온다."고 사표 수리 이유를 전했다.
현직 부장판사가 다수의 아이디를 돌려가며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비유한 일베 회원을 옹호하는 등, 수천개의 댓글을 작성해 '댓글 판사' 논란을 일으켰다.(사진출처-SBS 뉴스영상 캡쳐)
앞서 이 부장판사는 수년간 포털 사이트에 여성과 지역을 비하하는 등 이른바 ‘일베’성 댓글을 달았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점을 악용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돌려가며 댓글을 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통·전통 때 물고문했던 게 좋았던 듯'이라는 독재찬양 댓글을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투신의 제왕’이라 썼으며, 세월호 유가족을 '촛불폭도'로 표현한 댓글 등을 달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도끼로 쪼개버려야’ 는 내용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경북 출신인 이 부장판사는 '삼성 특검'과 관련해서는 '너도 김용철 변호사처럼 뒤통수 호남출신인가?' 등 특정 지역을 비하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을 쓰기도 했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하며,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들며 ‘친구 먹었다’는 사진과 글을 올린 ‘일베’ 회원이 구속됐을 당시, 해당 기사에 '모욕죄를 수사해 구속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또 '정윤회씨 국정개입 논란‘에 대해선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다는 지적을 받은 검찰 수사를 옹호하고, 최근 ’대선개입‘이 인정돼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쓰기도 했다.
댓글 논란이 일자 이 부장판사는 연가를 냈으며, 대법원은 전날 그의 댓글 내용 등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이 부장판사는 수원지법원장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날 대법원은 내부 논의를 거쳐 사직서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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