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여당 추천 조사위원들의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위)' 흠집내기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세월호 예산 최소화하자며 ‘설립준비단 해체’를 주장한 황전원 위원에 이어 ‘일베’ 글 퍼오기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차기환 위원까지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막무가내식 진행으로 다른 위원들의 원성을 부르고 있다.
21일 오후 세월호 특위 위원 내정자 15명(총 17명, 2명 불참) 서울 강남구 반포동 조달청 3층 회의실에 모였다. 세월호 특위 설립준비단(아래 준비단)이 진행해 온 예산 편성, 조직 설치 등에 관해 조사위원들의 입장을 듣는 간담회였다.
앞서 '설립준비단 해체'를 주장했던 황전원 위원과 같은 입장인 차기환 위원은 간담회 시작 전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석태 조사위 위원장 겸 설립준비단 단장(상임, 희생자가족대표회의 추천)이 애초에 공지됐던 대로 언론 스케치 뒤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차 위원장은 갑자기 “공개적으로 하자”며 딴지를 걸고 나섰다.
여당 추천 차기환 조사위원, ‘일베’글 퍼오기 논란 등으로 유가족이 격렬하게 반대했던 인사다.(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차 위원은 "법적으로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라며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뭐냐"고 거듭 따졌다. 같은 여당 추천인 조대환 부위원장이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자"며 제지해도 차 위원은 멈추지 않았다. 차 위원은 "회의 공개 문제는 민변이나 참여연대에서도 지적하는 문제 아니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러자 다른 위원으로부터 "특정 단체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차 위원은 "무슨 놈의 회의에서 토론없이 바로 의결하냐", "이러면 회의가 왜 필요하냐"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어 황 위원도 "이석태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회의는 공개한다고 했다"며 "왜 이제와서 그 원칙을 어기냐"고 가세했다. 하지만 공식 회의가 아니라는 점, 아직 임명 전이라는 점에서 결국 다수결 의견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들은 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준비단 해체를 요구했다. 해양수산부가 여러 번 세월호 특별법 부칙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로 태클을 걸고 나섰다.
황 위원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준비단 해체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준비단이 정부에 요구한 예산액이 241억 원이라고 한다."라며 "세월호 특위 위원조차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금액으로 황당하고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진상조사라는 목적에 맞게 세월호 예산은 최소화하자. 세월호 조사위원 전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근무하자"고 목소릴 높이기도 했다.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설립준비단 해체’ 등을 언급하며, 세월호 예산을 최소화하자고 주장한 여당 추천 황전원 조사위원(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이는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세월호 조사특위 사무처를 ‘세금도둑’이라고 원색비난한 것을 적극 거들고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예산 낭비' 핑계로 세월호 인양 거부하려고 밑밥 뿌리는 거라고 판단한다. 수억 원대 조사단 규모 가지고 '예산 낭비' 타령한 후 여세를 몰아 '몇 사람 때문에 수천억 인양예산 투입하는 건 예산 낭비'”라고 ‘밑밥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황 위원은 과거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공보특보를 역임한 바 있고,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경남 김해을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적도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공개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해 추천 위원으로는 부적합하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차 위원은 ‘MBC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 옹호’ 고영주 위원과 더불어 유가족이 격렬하게 반대했던 인사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일베’ 게시물을 퍼나르기도 했고, 청와대 면담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는 등 논란을 수없이 일으켰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두 위원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비상임위원은 "준비단은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추진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준비단의 근거가 없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의 주장은 특위 출범을 지연시키고 특위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딴지 걸기"라며 "대부분의 위원들은 특위가 빨리 출범해 활동에 매진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상임위원은 "두 위원은 세월호 특위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특위가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논리의 타당성을 떠나 회의를 대하는 태도가 막무가내여서 같은 위원으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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