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1일 박근혜 정권이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기습 강행한 데 대해 “이번 조치는 박근혜 정부가 통일의 핏줄을 끊은, 통일의 동맥을 끊어버린 결과라고 나중에 평가될 것”이라고 맹질타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선 ‘김정은 돈줄이다. 북한의 돈줄이다. 통치자금이다’ 그러는데, 그건 단견 중의 단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왜냐하면 이게 남북 간의 개성공단 같은 방식으로 남북협력을 해 나가다 보면 경제적으로 하나가 된다."면서 "경제공동체 또는 남북 간의 경제통일로 가는 디딤돌인데 이걸 치워버렸으니까 통일의 시간은 그만큼 멀어지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북한이 한 해 천억원 가량을 개성공단에서 벌어가, 지금 무기 만드는데 쓰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건 견강부회”라면서 “그동안 개성공단 문 연 뒤에 한 5억 6천만달러정도 인건비가 올라갔다. 연평균 5600만달러다. 하여튼 지난해 1억달러가 나간 건 확실한 거 같다”면서도 “개성공단에다 정부와 민간이 1조 190억인가를 투자했는데 이는 개성공단 개발하는데 정부가 협력기금으로 한 것이다. 그 돈은 우리 토지공사한테 갔다. 북한에 현금으로 간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개성공단의 모습(사진출처-KBS 뉴스영상 캡쳐)
그러면서 “기업들이 거기에 장비시설 기계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나? 기계 산 돈까지도 북한에 통치자금으로 들어갔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핵개발 자금으로 들어갔다고 그러는데 그건 견강부회”라며 “북한이 개성공단 말고도 미국과 사이 안 좋은 나라들 하고 무기거래해서만 10억 달러씩 벌어 쓴다는 것이 미국 의회 조사국의 보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 아니면 죽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목줄을 죈다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우리가 먼저 이렇게 본때를 보여주고 마중물을 붓겠다는 식으로 개성공단을 문 닫는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이 이렇게 진정성을 가지고 북한을 제재하려고 하니까 우리가 협조해야 되겠다, 러시아가 협조해야 되겠다’, 이렇게 나올 것 같은가"라고 반문하며 “순진한 생각이다. 우리가 성의를 다하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감동해서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여줄 것이다? 국제정치가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솔직히 미국의 대중 압박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고 하는 건데 이걸 중국이 벌써 읽고 반발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앞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우려하며 “이것 한다고 해서 중국이 협조한다, 러시아가 협조한다?"라고 반문하며 "넌센스죠, 넌센스"라고 질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북한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혹독한 대가를 치르려면 군사력으로 혼을 내야 된다. 그런데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다, 미국한테 줬으니까"라면서 "북한에 군사적인 행동을 할 생각이 없는 미국, 미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군사적 조치를 못 하는 한국. 그 입장에서 무슨 혹독한 대가라는 말을 쉽게 얘기하냐"고 비꼬았다. 미국의 허락 없이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혼내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시작전권은 참여정부 시절, 2012년 4월에 이양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MB 정권은 이를 깨고 2015년 12월까지 연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엔 예정대로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고 한 바 있으나 2014년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때까지 전환을 미루기로 하고 2020년대 중반에 재결정하기로 해, 공약을 파기한 것은 물론 전시작전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 사실상 포기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향후 대응에 대해선 “추가도발을 할 것”이라며 “NLL상에서 여러 가지로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일들을 많이 할 거다. 이미 그런 메시지를 보냈다. 며칠 전에 핵실험하고 그 다음날 바로 NLL 경계선 넘어오지 않았나? 그리고 지금 이동식 확성기 20개를 투입했단다. 거기에 대해서도 우리가 대응을 할 것”이라며 “그러면 북한을 아프게 하겠다고 해서 들어간 돈이 얼마냐? 그 돈은 공짜인가?”라며 개성공단 폐쇄는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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