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박근혜 정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다 지켜졌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빈축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사라져버렸다’고 비판하자, 여전히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많은 경제민주화 과제의 입법화를 완료했다”면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청와대는 우선 박근혜 정부 들어 신규순환출자 및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해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과 편법승계 차단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소기업·가맹점주·납품업체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강화하는 하도급법과 가맹사업법 개정을 모두 완료하고 관련 하위규정까지 모두 정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벌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신규순환출자 금지 시행으로, 재벌들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축소시켜 재벌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벌총수 범죄에 대한 실형 선고, 원칙에 입각한 사면 원칙을 확립하여 과거 정부의 유전무죄식 솜방망이 처벌과 반복된 사면이라는 구태를 청산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최태원 SK회장 등이 사면되면서, 공약은 또 파기됐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진정한 경제민주화는 일자리와 소득으로 국민에게 보답하는 것“이라며 ”시급히 통과되어야 할 구조개혁과 일자리 창출 법안들이 야당의 발목잡기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어렵게 거둔 경제민주화 성과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야당을 원색비난하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같은 날 “박근혜 정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거의 다 지켜졌다.”면서 이미 오래전 폐기한 경제민주화 공약이 달성됐다고 강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신년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취재진의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경제민주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한 뒤, “약속은 다 지켜지고 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부족한 점은 입법을 통해 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청와대와 김 대표의 ‘자화자찬’은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질타에 대한 반론으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규제완화’를 통해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부추겨, 가계부채를 대폭 증가시키고, 전세 가격마저도 폭등시켰다. 또한 박 대통령도 툭하면 규제를 ‘쳐부술 원수’ ‘암덩어리’에 비유하고 ‘단두대에 올려 처리해야’는 표현을 쓰는 등, 규제완화를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재벌 규제 완화를 늘상 언급해 왔다.
또한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는 경제민주화란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한 ‘창조경제’가 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김종인 전 수석은 지난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가 ‘지금까지 우리 경제팀이 80점은 한 거 같다’고 자평한 데 대해 “갑자기 왜 그런 얘기가 튀어나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 지난 3년 동안에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경제팀으로부터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경제민주화를 잘했다. 80점이다’ 이런 얘기를 무엇 때문에 하는지 배경을 잘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나아가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거의 사라져버렸다”면서 “지금 사실 경제여건이 별로 그렇게 녹록지가 않지 않은가?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난 3년 동안에 경제성과는 내세울 만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며 “0점이든 10점이든지 20점이든지 나는 관심이 없다.”면서 점수를 매길 가치도 없음을 강조한 뒤, “(경제민주화 공약)이 선거 때 굉장히 중요한 제일 앞장에 내세웠던 공약이었는데, 그게 인수위 시절부터 공약이라는 것이 창조경제인가 하는 쪽으로 넘어가버리고 (경제민주화 공약이)사라져버리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수석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한 인물로, ‘경제민주화’ 전도사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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