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누리당은 4일 신임 윤리위원장에 부구욱 영산대학교 총장을 임명했다. 부 총장은 지난 1992년 판사로 재직하고 있던 시절,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2심 배석 판사였다.
새누리당 신임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부구욱 영산대학교 총장(사진-UBC 울산방송 영상 캡쳐)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란, 지난 91년 5월 명지대 학생이던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에게 폭행당해 숨진 것에 항의해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을 당시, 검찰이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기훈 씨를 자살 배후로 지목, 유서를 대필해줬다는 혐의를 씌우고 기소한 사건이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서와 강 씨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아 노태우 정권 하 검찰에 적극 협조했다.
1991년 1심 재판부가 강 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데 이어, 부구욱 총장이 배석판사였던 2심 재판부도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강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강 씨의 2심 재판을 앞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문서분석실장 김형영씨가 뇌물수수 및 허위감정 혐의로 구속돼 조작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돈은 받았지만 허위감정은 없었다”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1992년 7월, 대법원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거의 그대로 인정하며 강 씨에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했고 만기출소했다. 강 씨는 <조선일보> 등의 언론에 마녀사냥 당하는 등, 오랜 세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인 지난 2007년 김기설 씨의 친구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김씨가 작성한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을 제출하자 재조사가 이뤄졌다. 대법원은 시간을 질질 끌다가 2012년 10월에야 재심 개시를 결정했고, 지난해 5월에야 강기훈 씨에 무죄확정 판결을 내렸다.
한편,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 역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당시 수사 검사였다. 강기훈 씨는 곽상도 의원이 민정수석으로 지명될 당시 SNS글을 통해 "1991년 6월 서울지방검찰청 11층 특별조사실에서 잠 안 재우기를 담당하셨던 검사 양반, 이렇게 나타나셨다"고 반발한 바 있다. 곽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정종섭·추경호 의원 등과 ‘진박’을 자처하며 대구 중남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당선된 바 있다.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 1년반동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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