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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 조작’ 검찰, 강기훈에 석고대죄하라“
24년 만에 누명 벗은 강기훈 씨…그러나 과거사 청산할 의지 없는 검찰
등록날짜 [ 2015년05월27일 15시02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린 '유서 대필사건'에서 피해자 강기훈 씨가 최근 24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 91년 강기훈 씨는 재야단체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주며 자살을 방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바 있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과 법원의 강기훈 씨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91년 4월 26일 명지대 강경대 학우가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지면서 시작된 1991년 5월의 거대한 투쟁을 함께했거나 기억하는 이들은 이 유서대필 조작 만행 사건을 단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라며 “그것은 바로 강경대 열사의 억울한 죽음이 있었고, 또 강기훈님의 한이 맺히고 피눈물이 흐르는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서대필 조작사건' 피해자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마녀사냥까지 당해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강기훈 씨는 현재 간암 투병중이다.(사진출처-노컷뉴스 영상 캡쳐)
 
이어 이들은 “그 때 참으로 숭고하게 산화해가셨던 5월투쟁 열사들의 참 민주·해방의 뜻이 (노태우)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혀버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노태우 정권과 거대여당인 민자당의 실정에 항의하던 집회가 이어지던 지난 91년 5월,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이하 전민련) 사회부장이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기훈 씨를 자살 배후로 지목하고 그가 유서를 대필했다는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서와 강 씨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아 노태우 정권과 검찰에 적극 협조했다. 그해 7월 강 씨는 자살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강 씨는 <조선일보> 등의 언론에 철저히 마녀사냥당했고,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인 2007년 김기설 씨의 친구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김씨가 작성한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을 제출하자 재조사가 이뤄졌다. 대법원은 시간을 질질 끌다가 2012년 10월에야 재심 개시를 결정했고, 이후에도 2년 7개월이 지난 14일에야 강 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시민모임은 “특히 검찰은 유일하게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고, 과거의 큰 잘못들에 대해 여전히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과거사 진상규명 및 청산위원회’를 만들어 검찰이 조작한 사건 전부에 대해 재조사하고, 평검사부터 검찰총장까지 검찰 모두가 광화문에서 석고대죄하고, 사건조작·무고행위·공안탄압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검찰에 촉구했다.
 
이 사건에 관여한 검찰 관계자로는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구영 변호사(당시 검찰총장), 전재기 전 법무연수원장(당시 서울지검장), 강신욱 전 대법관(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장),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 곽상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전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등이 있다. 이후 3선 국회의원과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지낸 김 전 실장을 비롯해 이들 모두가 노태우 정권에 부역한 대가로 승승장구했다.
 
‘유서대필 조작사건' 피해자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마녀사냥까지 당해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강기훈 씨는 현재 간암 투병중이다.(사진출처-노컷뉴스 영상 캡쳐)
 
그러나 이들 중 아무도 아직까지 강 씨에게 사과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사과할 의사도 없어 보인다. 한편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강 씨는 현재 간암으로 투병 중이다.
 
시민모임은 이어 "단순히 재심 무죄 선고를 넘어 당시 이 범죄에 가담한 권력과 관련자들 모두가 석고대죄해야 하며,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엄벌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 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와 정부를 대표해 강기훈님과 가족, 그리고 당시 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국민들 모두께 정중히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의 충견이 되어 사건 조작마저 서슴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공안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검찰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강기훈님의 쾌유와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오는 6월 3일 오후 7시에는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유서대필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거짓말잔치> 출판기념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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