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한완상 전 부총리는 8일 야권연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향해 “제가 안철수 대표한테 3년 전에 당신은 빛을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까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 반사체다. 이렇게 내가 말한 적이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영삼 정부시절 통일부총리, 김대중 정부시절 교육부총리를 지냈던 한 부총리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시민주주의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 부총리는 “지금 여당 하나에 다수 야당 이런 구도로 가면 필패다. 민주주의를 소진시키는 게 아니고 소멸시켜버릴 세력이 집권할 거다. 우리 앞날이 캄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새누리가 200석(개헌 저지선)까지 차지할 수 있는 상황마저 우려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은 날아가는 거고, 그럼 의회독재가 되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일본의 자민당식 영구집권을 늘 부러워했다. 우리 민주화를 위해서 몸으로 싸웠던 사람들은 자민당식 영구집권으로 갈 그런 개연성을 굉장히 느끼죠. 가슴으로 느끼죠, 머리로 느끼는 게 아니고"라며 일본 자민당식 일당독재를 우려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국민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최근 역사를 전혀 모르는데서 나오는 얘기”라며 “1987년 대선 때 두 김씨(김영삼, 김대중)가 합치치 못해서 다시 군사정부를 연장시켰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서전도 그랬지만 여러 가지 직접 말씀으로 '일생 가운데 가장 부끄러웠던 것이 1987년 후보 단일화하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때 그분은 4다 필승론(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을 얘기했다. 네 사람이 나오면 반드시 자기가 이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 판단이 잘못됐다. 이런 김대중 대통령의 깊은 후회, 그 판단을 존중해야 되는데, 지금 안철수 씨는 전혀 그런 것을 참고할 수가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도 자기 스스로 일생에 가장 큰 실수가 그거였다고 그랬다. 왜 그런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고 안철수 씨가 나와도 이길 것이다. 이건 정말 생각이 짧은 사람의 판단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를 나아가 “일생일대 개인의 실수가 아니고 역사의 후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안 대표가 거대 양당 구도 깨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지금 양당 구도가 있기 때문에 역사가 지난 3년간 후퇴한 게 아니다. 양당 구도 깨는 것이 국민이 갈망하는 거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지금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양당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구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당을 여당과 야합하는 정치인인 ‘사쿠라’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70년대에) 중도통합론이라고 유신체제 사실을 찬성하는 야당 세력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그 당시 국민들이 벚꽃세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설 자리가 없었다”라며 “그런데 지금 국민의당은 야당으로 있을 때, 뛰어나오지 않을 때 정말 창조적 선명야당의 역할을 하고 싶지 않고, 더 여당다운, 더 집권당다운 그런 입장을 소위 내세웠기 때문에 판단 자체가 참 잘못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연대와 통합이 ‘익숙한 실패’의 길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통합을 하자고 해서 그게 남는 것 없다는 그 사실도 제대로 역사를 읽지 못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늘 야당 내에 이른바 벚꽃세력들이 나와서 겉으로는 야당인 척하면서도 실제 결과적으로는 선거 끝나고 나면 여당을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안 대표가 야권통합을 하느니 차라리 광야에서 죽겠다고 한데 대해서도 "광야의 뜻을 잘 모르는 거 같다. 광야는 예언자의 소리가 넘치는 곳"이라면서 “광야는 정말 목숨을 내걸고 다른 사람이 못 하는 소리를 외롭게 소리지르는 것이다. 그분은 광야에 살지 않고 넉넉한 가정에 살아서 잘 모를 것 같다."고 호되게 꾸짖었다.
그는 향후 야권연대와 관련해선 "김종인 씨가 말하는 그 방향은 옳은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안 되는 경우에는 정책 협의를 한다든지, 혹은 수도권에 있어서 한 1%, 3%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그런 쪽에서는 후보 자신들이 후보단일화를 아주 갈망할 거다"라며 최소한 수도권 연대라도 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4일 출범한 다시민주주의포럼은 한 전 부총리를 비롯해,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지선 스님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함세웅 신부, 황석영 소설가, 배우 출신인 최종원 전 의원, 이해동 목사, 김윤수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연대 협의를 위한 '비상정치협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지는 총선은 '오만한 집권 여당의 압승'과 '야권의 필패'라는 정치적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여야 1대1 구도'로 총선이 치러지도록 연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오는 10일까지 정치협상 실무대표를 선정해 비상정치협상회의를 구성하고 수도권 후보 단일화 우선 협상, 정당 대표자 회동 추진 등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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