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세월호 유가족들이 30일 청와대에 정부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는 9만여 명의 서명용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병력을 동원한 경찰에 막혀 무산되자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4·16연대는 이날 오후 정부시행령 개정과 특조위 시행령 수용을 요구한 90,377명의 서명용지를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하려 했으나,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이들을 막아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유가족 13명이 청와대 민원실에 서명용지를 접수하려 했으나, 청와대는 3명만 들어올 수 있다며 경찰을 동원이 막아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회가 정부시행령의 수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앞도적인 찬성으로 개정했지만 청와대가 정부시행령을 무조건 고수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면서 “매우 비상식적인 집착으로 특별법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방해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청와대는 이미 국회법 개정을 거부하고 국회는 격랑에 빠져 재의결 조차 못하는 참담한 현실에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도 해수부는 가족들에게 더 생각해줄테니 배상신청을 하라, 소송보다 신청이 더 유리하다고 꼬드기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 운영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1년 전 ‘가족들이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원할 땐 언제든 만나주겠다’ ‘국가개조를 통해서라도 안전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가족들을 노골적으로 우롱하고 있다”며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특조위가 발족했으나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진상조사 활동조차 벌이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서명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 길을 (공권력이 이용해) 또 다시 가로막는다면 박 대통령의 권한과 국가원수라는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남윤주 뉴욕주립 버팔로주립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소한이나마 책임을 가진 모든 나라에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왜 일어났는지를 철저히 밝혀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회피하려고만 하며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시행령 개정 촉구 서명운동 자원봉사자인 신요섭씨는 “서명을 받으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왜 아직 정부가 선체인양과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며 “박 대통령께서 단 한명의 국민도 포기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했는데 도대체 어떤 현실을 미래에 넘겨주려고 지금 이러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2시 30분께 전명선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9만여 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행진에 나서자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이들을 막아섰다.
종로서 경비과장은 이들에게 “집시법 6조 1항을 어기고 미신고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며 해산을 명령하자 황필규 대한변협 세월호특위 간사 변호사는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민원인 13명만 들어가겠다는데 경찰이 막고 있다”면서 “오히려 민원을 가로막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가족들은 경찰의 저지가 계속되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유가족 13명의 청와대 민원실 입장을 요구하는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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