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참사로 형제자매를 잃은 이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처음 공식적으로 냈다.
단원고 희생자 학생들의 형제자매 73명은 5일 오전 9시 30분 광명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죄부 주려는 특별법 시행령 폐지 ▲안전사회 건설 ▲언론의 진실보도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 등 총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세월호 특위 무력화’ 특별법 시행령에 대해 “정부 시행령안에 따르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파견 공무원 42명 중 9명이 해양수산부, 8명이 해경”이라며 “우리의 형제자매를 구하지 못했고 실종자 가족의 외침을 외면하는 해경와 해수부는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임에도, 조사를 총괄하는 주체가 되는 일을 우리는 절대 용납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고 질타했다.
단원고 희생자들의 형제자매들이 5일 오전 정부의 특별법시행령안 폐기, 언론의 진실보도, 안전사회 건설 등을 촉구하는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이들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는 수많은 악플을 만들어냈고 그것들은 고스란히 가족들의 몫이었다.”며 “우리는 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 더 접근하기 좋은 환경에 있었고 그래서 좋지 않은 여론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왜곡보도로 우리는 세금도둑이 되기도 하고 빨갱이가 되기도 하고 선동꾼이 되기도 했다.”며 제대로 된 언론의 보도를 거듭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발표한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농성에 나선 부모들에게 정부는 배보상 기준을 내놓으며 마치 돈을 더 많이 받아내려는 것처럼 호도했다.”며 “결국 우리는 아빠 엄마의 삭발식까지 보게 됐다. 한번 입기도 쉽지 않은 상복 입은 모습도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이 왜 이리 잔인한 것까지 경험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참사 이후 1년 동안 부모님들께 걱정될까 우려했던 형재자매들은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었다. 공식적으로 전면에 나선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들은 “형제자매를 잃은 우리는 부모님마저 잃게 될까봐 두렵고 무섭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한 故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 씨는 "더 이상 세월호 인양을 미루지 말라"면서 "실종자 가족에게도 형제자매들이 있다, 그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 아이들은 평생 끔찍한 기억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며 “그럼에도 본인들 입으로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겠다니 한편으로는 기특하지만 또 한편으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이들의 꿈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부모로서 너무나 고통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우리가 지고가야 할 몫이라고 하면 감내하겠다”고 말했다.
5일 희생자 아이들의 영정을 목에 걸고 도보행진하는 세월호 가족들
기자회견 직후인 오전 10시부터 유가족들은 영정을 목에 걸고 발걸음을 뗐다.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자 유족들은 영정에 비닐을 씌었다. 유가족들은 노란 우의를 입고, 노란 우산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을 출발한 도보행진단은 오후 1시 현재 여의도공원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국회에 도착해 시행령 폐지를 요구하는 함성을 외칠 예정이며,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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