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현재 38년째 가동 중인 부산 고리원전 1호기의 수명 재연장을 밀어붙이던 정부가 입장을 180도 바꿔 '폐쇄'를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누리당도 협조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에 따라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를 통해 수명연장 여부를 다룰 경북 경주 소재의 월성원전 1호기도 '폐쇄' 쪽으로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월성 1호기도 33년째 가동중인 만큼, 이미 원전 수명기한 30년을 넘긴 상태다.
25일자 <부산일보>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부산시 당정협의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는 중요한 문제로, 내가 정부의 입장을 파악해 보니 부산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부산시 당정협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지역구-부산 서구)가 논의하고 있다.(사진출처-KNN 부산방송 뉴스영상 캡쳐)
김 대표는 그동안 줄곧 원전 찬양론적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19일 김 대표는 "원전이 우리에게 과연 유익할까 위험할까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이 많다"면서도 "원전에 대해 무조건 믿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27일에는 고리원전 2호기가 폭우로 가동중단되자, 같은 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후쿠시마처럼 재앙날 수 있다.”며 적극적 대처를 주문하자 “현장을 확인한 입장에서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며 “후쿠시마 원전 때와 비교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의 값싼 전기료, 이것은 전적으로 원전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우리의 국익과 직결된다.”고 밝혀, 자신의 원전 예찬론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고리 1호기 폐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친박계’ 서병수 부산시장도 "월성 1호기 등과 연계돼 있어 폐로 결정 시기를 정부 차원에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드시 폐로를 관철하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리 1호기 폐로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제기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문 후보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된 후에도 일관되게 고리 1호기 폐로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고리 1호기 수명 재연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전력수급 차질'이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9일 공개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사전평가' 보고서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모두 폐로해도 2025년까지 전력 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물론 이런 국회예산정책처의 발표도 있겠지만, 가장 정부여당이 염두하고 있는 것은 내년 총선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후원전으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폐쇄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만약 이를 묵살할 경우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 재연장에 대해선 부산시민 64.2%가 반대를 분명히 했고, 부산·울산·경남(김해·양산) 지역 국회의원 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7명 중 절대다수인 16명이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대다수가 새누리당 소속이다.
월성 1호기 재연장 여부에 대해선, 지난 24일 환경운동연합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23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0.8%가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안전성 심사를 통과하면 재가동해야 한다'는 의견은 30.4%에 불과해 폐쇄 의견의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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