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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해외 사례에서 배워야
[팩트9뉴스] 집중기획-세월호 인양 해법, 해외 침몰 선박 구난에서 찾는다
등록날짜 [ 2014년11월28일 19시56분 ]
팩트TV 보도국



 
【팩트TV-팩트9뉴스】 집중기획-세월호 인양 해법, 해외 침몰 선박 구난에서 찾는다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지 오늘로 227일째 입니다. 정부는 지난 11일 실종자 수색 종료를 선언했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도 진도 현지에서 철수했습니다. 지금 진도에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만 남아 기약 없는 기다림에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월호 인양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세월호에는 아직도 9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습니다. 실종자 수색은 물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세월호를 인양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태 세월호 인양문제에 대해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이런 저런 이유로 ‘인양 포기’나 ‘해상추모공원 조성’ 등을 거론하며 물타기를 하는 부류들도 생겼습니다. 언론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수 천 억 원의 돈이 된다’ ‘위험하다’ 는 이유를 앞세워 인양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오늘 <팩트9> 집중기획에서는 해외 침몰 선박들의 구난 사례를 통해 세월호 인양 문제를 공론화하는 동시에 세월호 인양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취재를 한 정락인 부장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세월호 실종자 수색도 종료됐고, 이제 선체 인양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현재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정락인
정부는 현재 원론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해수부 등은 사고해역의 수심이 깊고, 조류가 심한데다 선체를 물 위로 끌어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며 인양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세월호 인양과 선체 처리를 맡을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인양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정운현
아니, 인양을 전제하고 TF팀을 꾸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인양 여부를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는 것은 세월호를 인양할 의지가 있는지가 의심스럽군요. 
 
정락인
그렇습니다. 해수부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6월경 해수부가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서 만든 보고서인데요, 당시 세월호 처리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인양한 뒤 폐기하거나 어딘가에 전시하는 방안, 두 번째는 사고현장에 침몰 상태로 두고, 그 위에 해상 추모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입니다. 그런데 해수부는 후자에 무게를 둔 건데요, 물론 실종자들을 모두 찾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정운현
해수부가 ‘해상 추모공원’에 무게를 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락인
인양의 기술적 어려움과 큰 비용을 줄이면서, 추모와 ‘반면학습’의 현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 해수부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 
 
정운현
‘추모’와 ‘반면학습’이라 말은 좋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군요. 이건 ‘진상 규명’이 명확하게 이뤄진 다음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팩트TV가 <리서치뷰>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설문 중에 ‘세월호 선체인양’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돼 있던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 세월호 인양 설문조사 결과
 
정락인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설문을 실시했구요. 이중 53.1%는 ‘실종자 수색과 진상규명, 역사적 교훈으로 삼기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인양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진상규명 등에 별 도움이 안 되니까 인양하지 말자’는 의견은 27.7%에 불과했습니다.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두 배 가량 높게 나온 것입니다. 
 
정운현
설문결과에서도 보셨지만 국민 다수는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그 진실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인양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부류가 있지 않나요?
 
정락인
얼마 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비용이 많이 드니 인양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그는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뜻”이었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최근까지도 언론에서는 연일 기사를 쏟아내지만, 인양에 적극적인 목소리는 아닙니다. 인양 여건과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거론하며 ‘사회적 찬반 논란’을 부추기는 모습입니다. 
 
정운현
인양 여건이야 기술적으로 해결하면 되고, 비용은 천억원이 넘는 국민성금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인양을 기피하거나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보입니다만. 
 
정락인
그렇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인양 방식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천안함 때처럼 가라앉은 선체를 통째로 들어 올리는 방법도 있고, 선체를 여러 조각으로 절단한 후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또 선박 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독’을 활용한 방식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구난업체인 코리아 쌀베지 류찬열 대표의 인터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구난업체 관계자
 
정운현
지난 2010년에 천안함이 침몰하고 인양했을 때 작업기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었습니까? 
 
▶자료영상 - 천안함 인양
 
정락인
천안함은 선체가 두 동강이가 난 채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완전히 인양하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렸고, 비용은 200억원이 들었습니다. 
 
정운현
물론 여건이 다르지만, 천안함도 인양했는데 세월호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요. 그런데 세월호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진실이 은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던데, 무슨 얘깁니까?
 
정락인
앞서 말씀드렸지만 세월호를 인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체를 훼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의도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은폐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정운현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법인을 세워서 직접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정락인
정부가 인양하기로 결정할지가 불확실한데다, 결정이 나올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피해자 가족들 간에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이르면 내달 초 실종자 수색 등을 위한 법인 출범을 모색 중입니다.
 
정운현
세월호 침몰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 한 명 까지도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를 믿을 수 없어서 실종자 가족들이 직접 수색에 나서는 상황까지 이르렀군요.
 
정락인
예, 그런 셈입니다.
 
정운현
외국에서도 침몰한 선박을 인양한 사례가 적지 않은데요, 이들이 침몰 선박을 어떻게 인양했는지 궁금합니다. 구체적인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주시죠.
 
▶해외 침몰선박 구난 사례
 
정락인
네, 2000년 이후 침몰한 선박 중 7000t급을 기준으로 보면, 15건 중 14건은 인양이 이뤄졌습니다. 각 국은 배가 침몰하면 인양을 원칙으로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탈리아판 세월호’라는 별칭이 붙은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인양입니다. 어떤 언론은 이 건을 두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 부정적 사례로 보도하던데요,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정운현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요?
 
▶콩코르디아호 인양 모습
 
정락인
그렇습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탈리아 정부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끝까지 실종자 한 명을 책임진 사례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일단 사건의 개요부터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요, 2012년 1월 승객 4229명을 태운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이탈리아 서해안 질리오섬 인근에서 암초와 충돌해 좌초됐습니다. 이 사고로 승객 3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콩코르디아호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지만, 옆으로 쓰러진 상태였습니다. 
 
정운현
이 배는 세월호보다 무게가 많이 나갔나요? 
 
정락인
7000t급인 세월호에 비해 이 배는 무려 16배나 더 무거운 11만4147톤급이었습니다. 당시 거대한 선박의 인양 방법을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20개월에 걸친 노력끝에 지난 7월 인양에 성공했습니다. 인양에 든 비용은 약 2조800여억원 입니다. 
 
정운현
사고 직후 콩코르디아호 선장은 승객들이 모두 탈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먼저 유람선을 빠져나갔지요?
 
정락인
바로 이것 때문에 ‘이탈리아판 세월호’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콩코르디아호 선장은 구명보트를 내려 승객들의 탈출을 지휘하기는커녕 가장 먼저 보트에 올라 도망쳤습니다. 그 선장은 또 “당장 배로 돌아가 승객들을 구하라”는 해안경비대장의 거듭된 명령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습니다. 
 
정운현
이런 선장에 대해 이탈리아 검찰과 법원에서는 어떤 처분을 내렸나요?
 
정락인
사고 한 달 뒤 이탈리아 검찰은 재판에 회부된 선장에게 숨진 승객 한 명당 8년 형을, 그리고 승객을 버린 책임까지 한 명당 8년형을 추가로 적용해 합계 2697년형을 구형했습니다. 이 재판은 지금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게 36년형을 선고한 우리 법원과 너무 차이 납니다.  
 
정운현
최근에 이탈리아에서 마지막 희생자가 발견됐다면서요?
 
정락인
앞서 말씀드렸듯이 콩코르디아호가 침몰하면서 32명의 승객이 희생됐습니다. 희생자들 중 인도 출신 웨이터 한 명이 끝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인양된 선체를 해체하던 중인 지난 4일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사고 뒤 2년 10개월 만인데요, 발견된 곳은 그동안 수차례 수색을 했던 장소라고 합니다. 
 
정운현
정 부장 말을 들어보니 이탈리아 정부가 마지막 실종자 한 명까지 책임진 사례로 볼 수 있겠네요. 세월호가 침몰한 후 우리 정부의 대응과는 너무도 다르군요. 제발 반이라도 이탈리아 정부를 닮으라고 말하고 싶군요. 참, 며칠 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죠? 
 
정락인
지난 26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진도군·의회·군민대책위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는데요, 당시 기자회견 모습을 함께 보시죠.
 
▶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 모습
 
정운현
어느새 사람들의 뇌리에서 세월호 참사는 서서히 잊혀지고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이나 광화문 광장을 찾는 이도 크게 줄었으며, 근래 들어 언론보도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문제는 세월호 참사가 이대로 묻힌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고의 희생자는 제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여러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입니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촉구합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주겠다”고 한 약속을 꼭 지키십시오. 아울러 정부는 서둘러 세월호 인양 방안을 확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인양에 나서야할 것입니다. 그 길만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죄하는 길일 것입니다. 
정 부장,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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