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이탈리아판 세월호’ 코스타 콩코르디아의 선장에게 징역 16년 1개월 형이 선고됐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그로세토 법원은 11일(현지시간) 코스타 콩코르디아가 좌초하자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났던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에게 징역 16년 1개월 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셰티노는 2012년 1월, 42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초호화 유람선 콩코르디아가 지중해에서 좌초했을 때 가장 먼저 달아났고, 승객 32명이 이 사고로 숨졌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재판부는 이날 스케티노에 대해 32명 살인 혐의에 10년, 배를 좌초시켜 참사에 이르게 한 과실에 5년, 어린이를 포함한 승객의 위험을 방관한 혐의에 1년형을 선고했다. 또 항만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선 1개월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스케티노한테 5년 동안 선장직을 맡지 못하도록 했으며, 평생 공직에 몸담을 수 없도록 했다.
지난 2012년 1월 침몰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검찰은 스케티노에게 앞서 검찰은 승객 다수의 사망을 초래한 혐의에 14년, 유람선 좌초에 9년 등 총 26년 3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구형량이 훨씬 줄어든데다 당장 그가 구속되는 것도 아니어서, 죄질에 비해 너무 형량이 가볍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법원은 도주 위험이 있으니 그를 즉시 구속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는 대체로 항소 절차가 끝나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구속 집행이 되지 않는다.
이 재판에 대해, 콩코드리아호에서 목숨을 건진 프랑스인 승객 안느 데크레는 "32명이 죽었는데 고작 16년 형이냐. 죽은 사람 한 명당 형량이 반년인 거냐"며 형이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한편 스케티노의 변호인단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스케티노는 이날 8시간의 비공개 심리에 들어가기 전 최후진술에서 “나도 그때 32명과 함께 죽었다”며 자신은 ‘희생양’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나는 지난 3년간 언론에 난도질 당했다. 미숙한 승무원 때문에 내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썼다.”고 주장해 비난을 샀다.
스케티노는 그동안 자신이 배를 해안가로 몰아 오히려 생명을 구했고, 자신이 아닌 조타수가 유람선을 좌초 시켰다고 주장해왔다. 또 자신은 배에서 도망친 게 아니라 유람선이 기울어 배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지난 2012년 1월 13일 승객과 선원 4229명을 태우고 가던 중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리보르노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쳐 침몰했으며, 이 사고로 32명이 숨졌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7,000톤급인 세월호에 비해 무려 16배나 더 무거운 11만 4,147톤급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20개월에 걸친 노력과 2조원대의 예산을 투입한 끝에 지난해 7월 인양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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