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강용석 변호사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이 ‘박정희 혈서는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가, 민족문제연구소에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최경서 판사는 27일 민족문제연구소가 강용석 변호사,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일간베스트(일베) 회원 강모 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 변호사는 500만 원, 정 전 아나운서는 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재판에 대응하지 않은 일베 회원 강모씨는 연구소의 청구 취지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간주해 청구액 전액인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강 변호사와 정 전 아나운서 등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굴하여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지원 혈서가 조작·날조되었다고 허위사실을 전파하여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연구소가 1939년 만주신문 기사, 전 월간조선 편집장 조갑제씨가 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등을 근거로 혈서를 썼다고 한 만큼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며 “이를 날조라고 한 것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이탈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 박 전 대통령(당시 서부심상소학교 교사-현 문경초등학교)의 만주군관학교 '혈서 지원'을 미담으로 소개한 <만주신문>의 그해 3월 31일자 기사를 2009년 일본국회도서관에서 찾아냈고, 같은 해 11월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해당 내용을 수록한 바 있다. 이에 아들 박지만 씨 등은 2009년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마지막까지 사전발간을 막으려 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2년 2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1980년대 중반 박 전 대통령이 혈서를 썼다는 날조 스토리가 등장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운 민족문제연구소가 퍼뜨린 것이며 이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웬만한 우파의 핵심인물을 다 친일파로 몰아버렸다.”고 강변한 바 있다. 정 전 아나운서와 일베 회원 강씨는 강 변호사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서 작성하거나 리트윗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계기로 일부 언론과 인터넷 상에서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연구소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가 없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립자다’ ‘통진당 인사들이 관여하고 있다’ ‘현행 한국사교과서 집필 카르텔의 중심이다’ 등의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음해에 대해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을 추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소는 “최고권력자에서부터 정부여당의 관료와 정치인들, 일베회원과 언론에 이르기까지, 연구소와 무관한 허위사실들을 무책임하게 유포 확대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