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민족문제연구소(이하 민문연)가 밝혀낸 일제강점기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혈서 지원사건을 소개한 만주신문(1939년 3월 31일, 일본국회도서관 소장) 기사에 대해, 이를 조작설이라 유포하던 일간베스트(일베)회원이 민문연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연구소는 '포레OOO'라는 닉네임으로 일베에서 활동하던 한 네티즌이 서울북부지검의 형사조정에 응해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자필 사과문을 지난 2일 연구소로 보내왔다고 13일 밝혔다.
일베 회원의 사과문(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민문연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박정희 혈서’ 사건을 오랜 추적 끝에 찾아낸 바 있다.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이를 통해 지잔 2009년 11월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이 내용을 수록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937년 경북 문경보통학교 교사로 부임한지 2년 만에 교사직을 그만두고, 39년 만주 군관학교 시험을 치렀다. 사실 당시 군관학교 지원 가능 연령은 17~18세였고 미혼이어야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당시 22세였고 이미 결혼(김호남)까지 해 딸(박재옥, 1937년생) 하나를 두고 있던 상황이라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렇게 지원자격에 부합하지 않자 박 전 대통령은 죽음으로써 일제와 천황을 받들겠다고 맹세하는 비장한 혈서를 신징(지금의 창춘)에 있던 만주군관학교에 보냈다. 그게 유별났던지 <만주신문>은 ‘혈서로 군관(장교)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그 덕인지 그는 결국 그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 등이 강하게 반발하여 게시 및 배포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이유 없다’고 기각한 바 있다.
하지만 민문연 측은 “맹목적인 추종자들이 일본 국회도서관에 실재하고 있는 만주신문의 존재마저 외면하면서 지금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조작설을 전파하고 색깔론으로 연구소를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공개한, 일본국회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관학교 혈서 지원사건을 소개한 ‘만주신문’ 내용(사진출처-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쳐)
앞서 연구소는 허위사실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25일 ‘북두OOO’를 비롯해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 등 11명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초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했지만, 종편과 인터넷 공간 등에서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연구소의 명예를 극단적으로 훼손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학술단체의 신뢰도가 손상될 수 있어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네티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일베를 탈퇴하고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연구소의 연구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라고 주장해 피해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소도 이 네티즌이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이를 수용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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