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공약파기'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하며, 역대 정부 중 경제민주화 공약을 가장 많이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경제민주화’ 공약을 지휘했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포기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박근혜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관심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했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포기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조윤선 정무수석은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끝난 후 춘추관을 찾아 긴급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표는 앞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파기됐고 오히려 재벌과 수출대기업 중심의 낡은 성장정책이 이어져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어 "최근에 정부가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며 정부정책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말과 정책이 다르다. 부동산이나 금리 인하와 같은 단기부양책만 있을 뿐 가계가처분 소득을 높여줄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성장으로 가야한다."면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법인세 정상화 및 자본소득 과세 강화를 통한 복지재원 마련, 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대책 마련 등 구체적 4대 민생과제를 제시했다.
안 수석과 조 수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문 대표의 경제민주화 공약포기 포기에 대해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많이 입법화시킨 정부"라며 "하도급업체와 납품업체,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 강화 제도개선 방안도 모두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1년을 맞은 지난 2014년 2월,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 관심이 없다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쳐)
박 대통령은 이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강화,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과제도 상당수 입법화 됐다."며 "이러한 새 제도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6개월마다 실태점검을 하고 있는데 현장 업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저임금 대폭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도 우리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점을 감안해서 적정 수준의 인상을 꾸준히 추진해나가고 있다."며 "다만 최저임금은 물가와 노동생산성 등 여러 상황을 종합 고려해서 최저임금 위원회에서 결정할 상황이기 때문에 여야가 잘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생활임금의 경우 기존 법이 정한 최저임금 제도와 혼선을 빚을 수 있고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 간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법제화하기보다는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가 주장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선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위적으로 해서 국민의 세금부담을 가중시키고 기업을 위축시키는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며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는 것은 우리 정부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방법론에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늘리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최저임금 대폭 인상-법인세 인상" vs 朴-김무성 "못한다“
한편 박 대통령과 문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아울러 의료·보건 부분을 제외한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의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광진흥법에 대해선 문 대표가 관광호텔이 학교 인근에 설치된다는 우려로 문 대표가 거부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에 대해선 '두 자리 수 인상율'을 주장한 문재인 대표와 최저임금위원회에 일임해야 한다는 김무성 대표와 박 대통령이 맞섰다.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청와대에서 3자회동을 가졌다.(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김 대표는 “임금인상을 할 수 있는 힘은 대기업에 있는데, 이미 우리나라 대기업은 국제적 평균 임금과 비교해 상당히 높아져 있다.”면서 “반면 중소기업은 현재 이 경제위기 때문에 임금인상을 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재인 대표가 “대기업은 540조원의 사내 유보금이 있고, 매년 감면액이 30조원이며 대기업이 90%를 차지한다.”며 “대기업 실효세율을 높여서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서민 증세를 하는 건 불공평하다.”고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예년에 세수가 11조가 덜 걷혔는데, 그것은 그만큼 경제가 안 좋고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인데, 거기다 세금을 더 올리면 죽으란 소리 아니냐,“며 법인세 인상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박 대통령도 ”현 정부에서는 오히려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인상했고, 투자세액공제 등 세액공제를 줄이는 등 대기업 위주로 비과세 감면혜택을 축소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의 전월세상한제 도입 요구에 대해서도 "과거의 예를 볼 때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올릴 때 해당 시기에 12%의 폭등이 있었다. 잘못 건드리면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라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결국은 공급을 늘리는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거부했다.
문 대표는 이밖에 박 대통령의 지역편중 인사를 비판하고 세월호 인양 등 세월호 참사 관련 후속조치를 요구했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담당 기관이 논의해서 할 일이다. 지켜보자’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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