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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때 도입된 ‘전기요금 누진제’, 야당들 “가정용 ‘요금폭탄’ 손보겠다”
무더운 여름 집에서 에어컨만 켰다하면 ‘요금폭탄’, 가정용은 전체 사용전력 13%에 불과한데 독박, 많이 쓰면 깎아주는 산업용은 55%.
등록날짜 [ 2016년07월29일 17시33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1974년 박정희 유신정권 당시 중동발 오일쇼크가 터지자 도입된 전기요금 누진제, 그러나 가정용 전기에만 독박을 일방적으로 씌우는 희안한 구조다. 일정 사용량을 조금만 넘어가면 요금이 급격하게 뛴다. 특히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 에어컨을 켰다하면, 추운 겨울에 전기장판 켰다하면 전기요금 폭탄이 가정에 떨어지기 일쑤다. 
 
누진제가 처음 도입될 당시엔 누진율(누진구간 및 최저-최고구간 요금 비율)이 3단계 1.6배였으나. 2차 석유파동을 겪은 1979년에는 무려 12단계 19.7배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1989년엔 4단계 4.2배로 다시 완화됐다.
 
이후 전력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1995년(7단계 13.2배), 2000년(7단계 18.5배) 개편 과정을 거쳤고, 현재의 누진율은 2004년(6단계 11.7배)로 고정돼 있다. 현재 전체 사용전력의 13%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에 대해선 6단계 누진제가 적용돼 최대 11.7배의 살인적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JTBC 뉴스영상 캡쳐
 
그러나 자영업자에게 적용되는 일반용(㎾h당 105.7원)과, 전체 사용전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계에 적용되는 산업용(㎾h당 81원) 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기업에게는 오히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을 깎아주는 역누진 제도다. 사실상 재벌들이 펑펑 쓰는 전기요금을 서민들이 대신 내주는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의 산업용 전력소비량은 국민 1인당 4617㎾h로, OECD 평균(2445㎾h)의 두 배에 가깝다.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1240㎾h로 평균(2448㎾h)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누진단계(6단계)와 누진율(11.7)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독보적으로 높다. 대만은 누진단계 6단계에 누진율 2.5배, 중국은 3단계에 1.5배, 일본은 3단계에 1.3~1.6배, 미국은 2~4단계 1.1~4배, 캐나다는 2~3단계에 1.1~1.5배, 호주는 2~5단계에 1.1~1.5배이고, 프랑스와 독일은 누진제가 없다.
 

“누진제 때문에, 억압적 비소비를 하고 있다”
 
이같은 불합리한 누진제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전기요금 부당이익 반환 청구소송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2년째 선고를 미루고 있다.
 
이같은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소송을 낸 곽상언 변호사는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즉 누진제 요금 규정은 고객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누진제 규정이 억압적인 효과만 있을 뿐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곽 변호사는 “실제 주택용 전기 사용량은 우리나라 전체 소비량의 13%밖에 안 된다. 소비량 자체가 지금 적다. 보통의 국가 같은 경우에는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의 사용 비율이 대략 3:3:3가량인데, 우리는 주택용이 13.6%, 산업용은 55% 이상, 그다음 나머지 일반용은 39%다. 즉 이 요금이 지나치게 과도하기 때문에 억압적 비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진제 전기요금 규정이 정당한 것이라면 전기뿐만 아니라 가스, 물, 교통 심지어는 백화점 소비까지 전부 다 제한해야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체 소비량의 55%를 차지하는 산업용에 초점이 맞춰져야”
 
또 야당들은 이같은 누진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전력요금 개편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무실이나 식당에 가면 추워서 냉방병이 걸릴 정도로 냉방이 강하다”며 “시원하다 못해 추운 곳이 많다. 한전이든 정부든 에너지 낭비를 단속 하는 사람이 없다”고 사업장의 값싼 전기요금에 따른 전력 낭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 전력예비율이 높아져 한전과 정부가 전력 촉진 운동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이런 상태인데도 모든 가정은 전기요금이 비싸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선풍기를 튼다.”면서 무더위에 에어컨도 키지 못하는 가정의 현실을 거론했다.
 
변 의장은 “전기요금도 산업용 전기 요금은 원가 이하로 하고 가정용 전기요금은 선풍기로 의지할 정도로 높은 요금”이라며 “가정에만 누진제로 하는 것도 이제 근본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우리당이 검토하겠다”며 전력요금 개편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
 
국민의당도 29일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개편해 연간 8000억~1조원가량 소비자의 요금부담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력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의당 정책위 김성식 의장과 윤영일 제4정조위원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당 차원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했다.
 
윤영일 위원장은 "전력수요관리는 사용량이 13%에 불과한 가정용이 아니라 55%를 차지하는 산업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대기업은 연간 1조원가량의 전기요금 혜택을 보고 있는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요금단가가 대폭 올라 일반가정에서 '요금폭탄'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구체적으로 현행 6단계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을 1~2단계(100kW이하, 101~200kW)와 3~4단계(201~300kW, 301~400kW) 통합을 통해 4단계로 줄이는 대안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연간 8천억~1조원가량의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현 새누리당 의원인 윤상직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누진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흐지부지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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