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한국노총은 15일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3.7~13.4%(6,253원~6,838원)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면서 중간치인 8.6%(6,545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것과 관련 “기대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 퇴장은 물론 근로자위원이 전원사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협상에 참여하는 당사자로서 현실적으로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을 한 푼이라도 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있지만, 현재로써는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심의촉진구간은 공익위원이 노사 간의 입장차이가 커서 최저임금 논의나 협상이 제대로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사용해온 방식”이라며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근로자위원이 전원 사퇴하고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으로 결정되는 형태를 반복해왔다”면서 “이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최저임금제도를 전면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익위원은 지난 12일 열린 12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동결을 요구하는 경영계와 두자릿수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3.7%~13.4%의 심의촉진구간은 2016년 상반기 100인 이상 사업장의 협약임금인상률 4.1%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임금인상 전망치 3.3%의 평균값이며, 상한선(13.4%)은 하한선에 최근 3년간 소득분배 개선분 평균 2.5%와 협상조정분 7.3%를 더한 수치다. 

 

이 사무처장은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의 바탕이 되는 통계치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전망치나 현재 실적치를 감안했다고 하지만 바탕이 되는 통계가 굉장히 자의식적이고 지나치게 낮다”면서 “최소치인 3.7%의 경우 정부의 2월 통계를 바탕으로 해서 나온 수치인데 올 2월에는 전국 1만 1천개 사업장 중 (임금협상이) 타결된 것은 5곳에 불과하며 평균치라고 제시한 4.1%도 숫자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 화성·성남·안산시 등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생활임금제(7,260원~7,040원 수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작성해 정부가 발표하는 시중노임단가 등 유사근로자 임금 결정 기준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재로써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처장은 노동계가 주장하고 있는 최저임금 1만원이 언제쯤 현실화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권교체와 경제상황의 변화, 그리고 노동운동의 역량과 투지가 중요한 변수”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재 최저임금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가 최저임금 1천엔(한화 약 1만1천원)을 목표로 인상하라고 지시하는 등 각국이 경기부진과 내수침체, 양극화를 돌파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중간값과 최저임금을 비교했을 때 세계 꼴찌에서 일곱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매년 갈등을 반복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놓고 야권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국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만능 해결 방법은 없다”면서 “오히려 국회로 간다면 정쟁에 휘말릴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각의 방법이 전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고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한다면 굳이 국회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최저임금 위원회는 노사가 동수이기 때문에 재량권과 전문성을 가진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결국 공익위원을 어떤 분으로 어떤 방식에 따라 위촉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전문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에서 대통령과 국회, 시민사회가 각각 3명씩 임명하는 등 다양한 위촉방식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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