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청와대는 22일 연말정산 개편으로 인한 '13월의 세금폭탄' 파문에 대해 "세율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지난 2013년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세제개편은 증세나 감세 목적이 아니라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구조조정을 했다는 게 더 바람직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안 수석은 특히 증세 논란과 관련해서는 "증세 얘기의 정확한 개념은 세율을 인상하거나 세목을 신설하는 것"이라며 "결과로 나타나는 세수 증가, 감소를 보고 증세, 감세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안 수석의 이런 주장은 세제개편을 하다 보니 세금이 더 걷혔을 뿐, 증세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발뺌에 불과한 셈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이는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친박계 이정현 의원에게 "결과적으로 정부에서도 9,300억원의 세금이 더 들어오는 것에 대한 설명이 안 되지 않느냐“며 ”세금을 더 내는 국민들은 당연히 증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반박했던 것에 대해 청와대가 반발하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세제개편을 하는 동시에, 다자녀가정, 미혼직장인, 예금가입자 등에 대한 각종 비과세 혜택을 무더기로 없애 직장인들의 거센 조세저항을 자초했다. 21일 KBS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48명 중 34명(약 70%)의 세금이 더 느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득세가 평균 5%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직장인 15%의 세금만 늘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또한 22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초반대까지 떨어졌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7%이상 추락한 것으로 드러나 일단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상당수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비롯된 ‘묻지마식’ 콘크리트 지지인 만큼 청와대로서도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문제다.
안 수석은 이와 함께 법인세율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현 정부로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법인세 인상은)국내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게도 상당한 불이익을 주고 그로 인해 투자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비과세·감면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면 되지 세율 인상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역시 재벌 중심으로 경제를 끌고 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안 수석은 "세율인상이나 세목신설 대신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조세정책의 기본방향은 유지할 것"이라며 "2년 동안 비과세 감면항목을 줄이거나 축소하는 노력을 하면서 그를 통한 세수는 확보돼 있다.“며 부자증세 논의를 공론화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 2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위 1%와 월가 대형은행 등에 부유세를 부과하여 중산층을 튼튼하게 하겠다는 정책과도 너무나 대비된다.
‘신자유주의’의 원조인 미국도 양극화는 서로 공멸한다는 법칙을 알고 있기에 이런 부자증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대신 박근혜 정부는 ‘세수 확보’ 논란이 일고 있는 담뱃세 2,000원 인상 등 서민 상대로 한 ‘꼼수 증세’ 논란만 계속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안 수석이 이렇게까지 ‘꼼수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은, 거센 조세저항에도 박 대통령이 앞으로도 기존 세수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논란을 계속 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