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2주기인 16일, 안산에도 서울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럼에도 세월호 선체 인양과 진상규명을 바라는 1만2천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세월호 유가족들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 그리고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2시간 정도 열린 문화제에서도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을 연 방송인 김제동 씨는 “희생자와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304명”이라며 “한 명 한 명 기억해주시라. 돌아오지 못한 사람 중엔 부자지간도 있고, 선생님도 있고, 학생도 있고,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다”고 언급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2주기에선 방송인 김제동씨가 참석, 인사말을 열었다.(사진-신혁 기자)
그는 이어 “가끔 저한테 ‘나라를 지키러 가다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신경써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며 “그래서 제가 그랬다. ‘아이들이 국가다. 이 X새끼들아’”라고 외쳤다. 그러자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씨는 “여기에 (국회의원) 당선자 분들이 많이 오셨다”며 “국회의원 숫자가 300명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뱃지를 지키는 열정만큼이나 이 304명을 지키는데 신경써야 한다. 이들이 실종자와 희생자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그들이 우리사회를 대하는 태도를 지켜볼 수 있다. 그래서 두 눈 부릅뜨고 (세월호 진상규명에 힘을 쏟는지)지켜봐야 한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 하늘에 있는 희생자들이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면, 여러분에게 ‘진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할 거 같다”고 언급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새롭게 20대 국회에 들어간 분 중, 특별법 개정하고, 특검을 실시하고, 선체를 조속히 인양하고 선체조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약속을 도장 쾅찍어서 약속한 분이 111명”이라고 언급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약속을 지키는 지 확인해야 한다”며 “여러분들이 지금부터 (지역구 당선자들에)전화하고 문자하고 카톡하고 텔레그램하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쫓아가셔서 ‘왜 약속 안 지키느냐’고 채근하고 격려해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우리는 모든 정당에게 4가지를 요구했다”며 다음과 같이 요구했음을 밝혔다.
▲세월호 특조위의 성역 없는 조사활동을 위해 조사기간, 조사인력, 조사예산, 조사권한 보장 및 특검 실시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및 미수습자 완전 수습 ▲민간잠수사 등 피해자 범위 확대 ▲재해 일으킨 기업 처벌 및 안전사회 구축
이 운영위원은 “새누리당을 제외한 6개정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이 동의했다. 새누리당은 오만하게도 우리의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고 규탄하며 “20대 국회가 개헌될 때까지 과반수가 넘는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반드시 진실이 승리하고, 진실이 인양되고, 피해자가 온전히 추모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세월호 2주기 문화제에 참석한 더민주 표창원 당선자, 도종환 당선자(사진-신혁 기자)
눈물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영석엄마(사진-신혁 기자)
‘세월호 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서울 은평갑)는 “여러분의 힘으로 당선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다 끝난 거 아니냐. 너무 지겹다’고 얘기한다. 제가 선거운동할 때도 이런 분 정말 많았다”고 토로했다.
박 당선자는 “그러나 다 아시죠? 지금 뭐가 되고 있느냐? 진상규명이 되고 있나? 추모공원도 단 한 삽 못 뜨고 있다. 트라우마센터도 축소되고 있다.”며 아무것도 되고 있지 않은 현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 국민이 위험에 빠졌을 때 작동하지 않았던 국가 시스템, 기레기라고 불린 언론, 진실을 밝히긴커녕 권력자 눈치를 봤던 수사기관들, 바로 이런 우리사회의 적폐가 표출된 참사”라고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다.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다. 세월호 가족들만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일”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하고, 그 이후에도 수많은 일을 해나가야 한다. 당선자 120명이 하리라 믿지만 그들만의 힘으론 힘들다.”며 “이번 총선에서 오만한 새누리당을 꺼꾸러뜨렸던 여러분의 힘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 그러면 저희 120명의 당선자가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송경동 시인은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제목의 자작시를 낭독해 감동을 선사했다. 또 이날 문화제에서는 ‘어느 별이 되었을까’ 등을 열창한 ‘이소선 합창단’, ‘유로기아와 친구들’, ‘우리나라’ 등이 폭우 속에서도 공연을 펼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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