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사건 2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안산 단원구 초지동에 위치한 정부합동분향소 일대에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린 추모객들로 가득 찼다. 약 1만명의 추모객(416 가족협의회 측 추산)이 분향소를 찾았다.
추모객들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 이후, 오후 2시부터 진행된 '416걷기 진실을 향한 걸음'에 참가했다. 이날 행진에만 3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진 앞에는 미수습자 9명의 얼굴을 상징하는 조형물에 이어 `세월호 진실을 인양하라'라는 팻말과 함께 304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꽃 만장과 304개의 인형탈이 시민들의 손에 들렸다. 또 꽹과리와 북을 치는 행진단도 있었으며, ‘진실을 인양하라’ ‘온전한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를 가족 품안에’ ‘특별법 개정’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행진에는 단원고 피해 학생 등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살던 선부동과 고잔동을 거쳐 단원고와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까지 5.2㎞에 걸쳐 진행됐다. 단원고 정문 앞에 일부 시민들이 국화를 내려놓고 추모하기도 했다.
이날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으로 이동해 1시간 동안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행사에서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비가 왜 안오나 했다. 비가 오면 많은 분들이 그래요. 아이들의 눈물이라고. 그런데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아이들의 눈물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는 이런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그 때 우릴 구하러 온다고 그랬잖아. 그 때 구해달라고 외쳤잖아. 그 때 우리를 꺼내달라고 문 두드리고 소리쳤잖아. 그런데 왜 아무도 오지 않았지. 우리 봤잖아. 우리 목소리 들었잖아. 그런데 왜 우리를 아무도 꺼내지 않았지. 우리가 한 잘못은 다 함께 집으로 돌아가야한다는 그 생각 때문에 다 함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기다린 것뿐인데, 그렇게 우리가 기다린 건 엄마아빠였고 해경이였는데 왜 우리에게 닥친 건 시커먼 바닷물이었지?”
유 위원장은 이어 “지금도 그렇게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 희생자들이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를 바꿔줘야 한다. ‘그래. 그만하면 됐어. 그래. 나는 서럽고 억울하고 고통스럽고 무서웠지만 내 동생들과 친구들은 그런 일 없다고 하니 됐어. 엄마 아빠 수고했어’ 이렇게 우리에게 이야길 할 수 있도록 바꿔놓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향소에 국화 5천송이를 준비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너무 이른 시간에 다 동이 나서 다시 5천송이를 긴급히 분향소에 가져다 두었다. 이것도 동이 났다.”고 언급하며 “여러분은 이 사회에서 소수가 아니다. 여전히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월호 이야기하고 진상규명하라는 소리를 외친다고 해서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 여러분은 이 사회에서 지극히 정상적이고 지극히 보통이고,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다. 아직도 세월호냐고, 지긋지긋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지극히 소수임을 분명히 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에서는 사고 당시 단원고 3학년 학생이었던 양유진씨가 보컬로 있는 '기억밴드'가 나와 공연을 하기도 했다. 두번째 곡인 윤도현밴드의 '흰수염고래'를 부를 땐 많은 시민들이 함께 따라부르기도 했다.
또 추모제 말미에선 전국에서 모인 304명의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잊지 않을게' 노래도 불렀다. 이날 추모제는 오후 5시경 마무리됐다.
한편, 안산에서 예정된 추모제를 마친 유가족과 일부 시민들은 오후 7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범국민추모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 10여대에 나눠 타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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