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에 되갚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
“민주주의 사망선고이자 헌재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
【팩트TV】 통합진보당 소송 대리인단은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민국이 진보정당과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후진국가로 전락했다”며 “후세에 되갚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를 기록했다”고 비난했다.
대리인단은 “정부의 종북공세와 여론몰이에 편승해 해산결정을 내렸다”면서 “독재정권에 유린당한 헌정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모든 국가의 작용이 헌법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자신의 존립근거를 부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1년간의 재판 결과 통합진보당이 북한과 연계되거나 폭력혁명을 추구했다는 점이 밝혀진 바 없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구체적이고 급박한 위험성을 초래한 바도 없다”면서 “과연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증거와 양심에 의한 심판을 내렸는지 심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대리인단은 “1958년 조봉암 진보당 당수에 대한 사형판결이 2011년 무죄로 선고된 사례에서 보듯 역사는 오늘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이었음을 증명할 것”이라며, “오늘 해산 결정에 찬성 의견을 낸 재판관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래는 통합진보당 소송대리인단 기자회견 발언 전문
[전문] 통합진보당 소송대리인단, 헌법재판소 정당해산 선고에 대한 입장
오늘 결정에 대한 대리인단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통합진보당 대리인단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명을 다하지 못해 결국 우리사회에서 민주주의자 조종을 구하는 사태가 초래된데 대해 국민여러분께 백배 사죄를 드립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쏟아 부은 엄청난 예산과 노력과 사회적 역량이 해산결정으로 귀결되고 말았으니 그 참담한 심정 이루 말할 길이 없습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법재판소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입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소수에 대한 포용과 관용, 그리고 공개적인 토론과 선거를 통한 의사결정과 선택을 그 생명으로 합니다. 우리사회의 주류적 입장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당을 정치공론의 장에서 추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포기이자 전체주의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독재정권에 항거한 우리 국민들의 민주화투쟁의 역사적 결실로 출범했습니다. 독재정권에 의해 유린당한 우리 헌정사의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모든 국가 작용이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소임입니다. 그런데 오늘 결정은 우리 국민의 민족 역량에 대한 불신에 근거한 것으로서 이는 곳 헌법재판소의 존립근거에 대한 부정입니다.
1년간의 재판 결과 통합진보당이 북한과 직접 연계되거나 폭력혁명을 추구하였다는 점이 밝혀진바 없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이고 급박한 위험성을 초래한 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종북공세와 여론몰이에 편승하여 해산결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과연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심판하였는지 그리고 증거에 의해 심판하였는지, 양심에 따라 심판하였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비이성적인 종북몰이의 광풍 앞에서 헌법재판소가 냉정하게 중심추를 잡아 우리 사회를 굳건하게 지탱해줄 것을 바랬지만 그러한 것은 헛된 꿈으로 판명나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방대한 증거와 서면, 그리고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무리하게 선고 기일을 잡았습니다. 이러한 선고 시기의 결정까지도 정권의 요구에 편승하여 정략적 고려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헌법재판소는 문명국가의 정당해산 기준을 외면하고 대한민국을 후진국으로 추락시켰습니다. 반대파를 포용하는 관용의 나라를 포기하고 국가가 나서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나라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진보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비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그러한 후진국가로 전락해버렸습니다.
1958년 조봉암 진보당 당수에 대한 사형판결이 2011년 무죄로 선고된 사례에서 보았듯이 역사는 오늘의 이 결정이 명백한 오판이었음을 증명할 것입니다 오늘 해산결정에 찬성 의견을 낸 재판관들의 이름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헌정사상 최초의 정당 해산 사건 대리인으로서 1년 넘게 활동한 저희 대리인단 역시 후세에 되갚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를 기록하며 함께 죄인이 되었습니다. 오늘 결정에서 기각의견을 밝히신 김이수 재판관께는 존경의 뜻을 보냅니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멈출 수 없듯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 여정의 궁극적인 힘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지만, 저희 대리인단은 다시 헌법 정신이 회복되는 날이 올 것을 믿으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합니다.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해산심판청구 사건 소송대리인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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