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의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항소심서 또다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증거 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보현 국정원 대공수사팀 과장 측 변호인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의 출입경 기록을 조작해달라고 부탁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또 이 사건에서 사실상 '최종 윗선'으로 지목된 이재윤 전 국정원 대공수사처장 측 변호인 역시 "공문서 조작과 증거 조작에 관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과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권세영 국정원 대공수사팀 과장 측 변호인도 "가볍게 관여했을 뿐인데 허위공문서를 꾸민 공범으로 처벌한 것은 부당하다."고 강변했다.
또한 국정원 직원들이 조작한 서류에 영사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이인철 전 주선양 총영사관 영사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국정원과 함께 일해 온 관행에 따라 확인서를 작성했을 뿐"이라며 "그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직원들의 증거 조작에 협조한 조선족 김모 씨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국정원 김 과장의 말을 확신했기 때문에 요구받은 자료를 만들어준 것일 뿐, 범죄의 목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들은 피고인 유우성 씨가 2013년 8월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자, 항소심 재판부에 유 씨의 북·중 출입경 기록 등 증거자료를 위조 및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3~4월 기소됐다. 유 씨는 항소심에서도 간첩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받았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공소 사실을 인정해 조작사건에 연루된 6명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간첩조작을 주도한 김보현 과장에게 징역 2년 6월, 권세영 과장과 이재윤 처장에 각각 징역 1년 6월, 이인철 영사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조선족 협조자 두 명에게도 각각 징역 1년 2월, 8월을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자살하려 했던 권 과장과, 증거조작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이 영사에겐 각각 2년의 집행유예로 선처 조치했다.
이들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긴 했지만, 헌정 질서를 유린한데다 한 사람과 그 주변인들의 인생까지 망치려 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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