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논란 및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수사에 착수한 지 36일 만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검찰은 정윤회 씨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의 ‘국정농단’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결론을 내린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5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한모 경위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반면 지난 13일 자살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故 최경락 경위에 대해선 공소권없음으로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한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일 박관천 경정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생산한 감찰·보고 등의 청와대 문건 17건을 박지만 EG 회장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 전달한 문건이 청와대 공문서가 아닌 쪽지에 불과하고,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에 대한 감찰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경고 차원에서 알려준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정윤회 씨 국정개입 논란 문건(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검찰은 또 故 최 경위와 공모해 청와대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한 경위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한 경위는 지난해 2월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근무가 해제되기 전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옮겨놓은 청와대 문건을 임의로 복사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5일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나 청와대 문고리 비서관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을 지칭하는 십상시(十常侍)의 실체 등의 진위에 대해서도 허위로 결론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검찰은 박 경정이 작성한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 내용은 허위이자 ‘1인 자작극’에 불과하고, 정씨와 청와대 비서진의 통화내역 및 강남 중식당 주변 기지국의 휴대전화 접속·중계기록, 청와대 비서관 소환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밀회동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경정이 수백 건의 문건을 작성한 경위와 목적,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 밖으로 문건을 유출한 배경, 청와대 내외부의 다른 제3자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입증을 못한 만큼 추가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앞서 故 최 경위와 한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12일 기각됐고, 조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지난달 31일 기각된 바 있다. 이를 통해 검찰의 수사가 이미 신뢰를 잃은데다 청와대의 (‘정윤회 문건’의 진위여부가 아닌 유출에만 수사초점을 맞추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비난이 계속 제기돼왔던 만큼, 이번 중간수사발표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故 최 경위는 자신의 유서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한 경위를 회유했다고 폭로했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한 문건에 등장하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선 이재만 총무비서관에게만 단순 조사를 했을 뿐,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겐 아직 조사조차 없었다.
또한 박 경정이 문건 작성 및 유출에 조 전 비서관의 개입이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배경엔 검찰의 회유나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박지만 회장도 1차 소환조사 때와는 달리 2차 조사에서 조 전 비서관이 자신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이 말을 바꾼 배경엔 청와대가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통해 검찰이 핵심의혹은 건드리지 못한 채,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 故 최 경위, 한 경위가 ‘정윤회 문건’을 꾸민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검의 목소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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