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사심뉴스에는 시청자 여러분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코너들이 있는데요. ‘너나 잘하세요’에서 쓴 소리 할 만한 일들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은 기소유예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과 불구속 기소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8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제주시내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수사가 시작된 지 석 달 만에 검찰은 어제,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죠. 김 전 지검장이 어린 시절에 억압한 분노 때문에 ‘성 선호성 장애’를 갖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는 인정하지만 죄 지은 사람을 법원에 재판청구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즉, 김 전 지검장은 공연음란행위 혐의를 받고도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만 받으면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여론의 비난을 의식했는지, 검찰은 광주 고검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거쳐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둘러댔습니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위해 도입한 검찰시민위원회가 도리어 검찰의 방패막이가 된 거 아닌가요?  

이와 관련해서 민변의 김지미 변호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지미 변호사

 

정운현

같은 날 검찰은 강제 추행 혐의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3부요인 즉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의장을 말하는데요. 이 3부 요인 출신이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서는 일은 박 전 의장이 처음입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9월 골프를 치던 도중 캐디에게 고의적으로 신체접촉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요. 작년 6월 성범죄 친고죄 조항 폐지로 피해자의 고소취하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을 받게 된 겁니다. 만약 강제추행죄가 인정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죠.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병원으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법정으로 보낸 검찰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박 전 의장도 검사장을 두루 거치고 법무부 장관과 국회의장까지 지낸, 어떻게 보면 검찰 팔 안의 사람입니다. 검찰이 박 전 의장을 한 번도 소환하지 않고 재판에 넘긴 것은, 고검장 선배를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후배들의 배려인가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여기자 성추행 혐의를 고소당한 이진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역시 골프장 여직원을 성추행 한 혐의로 고소당한 신승남 전 검찰총장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부끄러운 이름입니다. 만약 어떤 회사의 전,현직 간부들이 이런 혐의로 줄줄이 연루되어 문제가 된다면, 박근혜 정부의 말처럼 그 조직을 해체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온갖 성 추문으로 너덜너덜한 검찰이 자기 식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무소불위 기소권을 쥐고 누가 누굴 수사한다는 겁니까? 현재 전,현직 검찰 고위직의 성 추문 의혹들은 무혐의거나 검찰이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인데요. 팩트나인 뉴스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