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환경미화원에 대한 직접 고용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빠른 시일 내 이분들을 직접 고용할 방안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국회가) 선도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총 207명이다.
이들은 시중노임단가 150만원에도 못미치는 120만원의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1년 단위 계약으로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국회에 직접고용을 촉구해왔었다.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소속의 박희태 국회의장이 직접고용을 약속했고, 2014년 국회에서는 운영위의 제도개선소위에서 직접고용 전환을 시도했지만 '간접고용을 유지하며 처우개선을 하자'는 새누리당과 국회사무처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또 친박계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겨냥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무관리 문제도 그렇고, 이제 노동 3권이 보장되면 툭하면 파업 들어가고 할 텐데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겠냐”라며 막말을 쏟아내 설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정 의장의 발표에, 우원식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투표가 국민의 삶을 바꾼다는 말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라며 “노동의 권리가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는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거라 믿는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의 권리가 인정받는 사회로 가고자 한다. 오늘의 조치는 그런 의미의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16일 국회 환경노동자 직접고용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300 영상 캡쳐)
우 위원장은 “취임 첫날 을지로위원회의 건의를 흔쾌히 수용하시고, 즉각 실행에 옮겨주신 정 의장에게 감사 인사드린다. 우리 을지로위원회도 큰 숙제 하나 풀었다. 기분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은수미 전 더민주 의원도 트위터에 “19대 때 새누리당이 결사반대했던 일인데 새누리당 압승을 막으니 이런 일이…대선에서 이기면 재벌개혁?”이라고 또 다른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트위터에 “2004년 제17대 국회 시절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온 사람으로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사무처가 업무 공간 부족을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과 노조 사무실 등에 퇴거 요청을 하자 “혹 일이 잘 안되면 정의당 사무실을 같이 쓰자”고 제안하기도 하는 등, 적극 연대한 바 있다.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 위원장 등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더민주 의원들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하다 눈물을 쏟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영숙 위원장은 “국회 환경근로자들은 국회 사무처와 용역 업체간 계약을 통해 3년마다 회사가 변경되면서 차별과 서러움을 겪었다”며 “회사가 바뀔 때는 언제든지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회 사무처에 직접고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19대 국회 개원 이후에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환경 근로자들의 직접고용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우리 노동자들의 힘만으로 (해결하기에)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고 소회했다.
김 위원장은 “용역, 하청사업장에서 일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한 근로자들의 근무 조건이 개선되는 것이 어쩌면 진짜 민생을 살리는 길”이라며 “국회 환경 근로자들을 시작으로 국회 내에서 차별과 서러움을 받고 있는 간접 고용된 다른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